더불어민주당이 오는 4·15 총선을 앞두고 차량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태호 엄마' 이소현(37) 씨를 영입했다. 평소 영입 인재들의 출마와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던 민주당이 지역구 출마를 약속한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23일 인재 환영식을 열고 열두 번째 영입 인사로 이 씨를 소개했다. 이 씨는 아들을 사고로 잃은 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에서 활동하며 어린이 생명안전법안 개정을 활동을 이어왔다.
이날 자리에서 이 씨는 눈물을 흘리며 "이제 울지 않고 강해지려고 한다"며 "오늘부터 해야 할 일이 더 분명해졌기 때문"이라고 입당 소회를 밝혔다.
이어 "솔직히 여의도 쪽은 돌아보기도 싫었다"며 "한 사람에게 닥쳤던 불행이 다른 사람에게 반복되지 않도록 멈추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 저의 슬픔을 이겨내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정치 입문 계기를 전했다.
아울러 "다른 건 몰라도 아이들의 안전과 생명,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가는 일에 관한한 아이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헌신적으로 일을 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지난해 5월 인천 연수구에서 발생한 축구클럽 차량 교통사고로 아들 김태호 군을 잃은 뒤 청와대 국민청원에 '축구한다며 차량에 태워 보낸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려 21만 명이 넘는 국민 동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청와대 청원 이후 교통사고를 당한 어린이 부모들과 함께 '태호·유찬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 발의를 돕고 법안처리를 호소해 왔다. 또 정치하는 엄마들과 연계해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일에도 참여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환영식에서 "(이 씨는) 다른 이의 아픔을 멈추게 하기 위해 본인이 겪은 아픔을 치유하려고 나섰다"며 "가장 절박했던 그 마음을 정치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입당 환영식 직후 이 씨의 지역구 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이 나왔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영입 인재들을 대상으로 지역구 출마나 비례대표 어떠한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던 만큼 그동안의 행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 상황이다.
이 대표 역시 2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번에 영입을 하면서 그분들한테 비례를 주겠다든가 전략공천을 하겠다든가 이런 건 약속을 안 했다"라고 했다.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은 환영회 직후 "여건상 어려움이 조금 있지만 지역구 출마를 하고 싶다는 게 본인의 각오"라며 "지역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수도권의 젊은 어머니들이 많이 사시는 곳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같이 고민하고 싶다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영입 인사들 가운데 출마가 힘든 이들을 대상으로 당내 보직을 맡기는 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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