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났으니 4억원 내놔" 팰리세이드 사건 갑론을박

입력 2020-01-23 07:59   수정 2020-01-23 08:22


전라북도 익산에서 내리막길을 내려가던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 운전자는 제조사 결함이라며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23일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전북 익산에서 전복된 팰리세이드가 화제로 떠올랐다. 차량 운전자가 국내 자동차 동호회마다 사고 사실을 알리는 한편,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는 이들에게 '현대차 알바'라고 매도하는 태도를 취한 탓이다. 사고 경위와 요구한 보상 수준도 논란을 부추겼다.

운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 익산에서 산길을 내려가던 팰리세이드에서 '쿵' 소리가 났다. 운전자는 "당시 아이에게 무슨 소리가 들리지 않았느냐 물었다"면서도 계속 운전해 산길을 내려갔다.

팰리세이드는 브레이크가 점차 작동하지 않게 됐고 속도는 높아졌다. 결국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적한 산길에서 팰리세이드가 전복되자 곧바로 블루링크 SOS 센터에서 "사고가 났느냐"며 연락도 왔다.

사고로 운전자와 동승했던 자녀는 다치지 않았지만, 팰리세이드를 폐차하면서 53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SNS를 통해 "아가랑 둘이 급발진에 전복으로 죽을뻔"이라며 "현대차에서 분석중이랍니다. 분석 안해도 급발진 맞는데 ㅉㅉ"이라고 주장했다.


차량 결함을 주장한 운전자는 본인 1억원, 자녀 2억원의 현금보상과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 GV80 증정, 현대차 군산 서비스센터 담당자 해고를 요구했다. GV80 가격을 합하면 운전자가 요구한 보상액은 4억원에 가깝다.

운전자가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논란에 불이 붙었다. 영상에서는 '띠띠띠' 거리는 후진음이 들려온다. 후진기어를 넣고 산길을 내려간 것.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후진기어를 넣고 전진하면 시동이 꺼지는 게 정상"이라며 "경고등이 들어오고 소리도 나는데도 그냥 운전하는걸 보니 어떻게 해도 사고가 날 사람"이라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본인의 운전 미숙으로 사고를 냈는데 4억원에 가까운 보상을 요구하고 죄 없는 관계자 해고까지 바란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비판이 일자 운전자는 말을 바꿨다. 운전자는 "평소 운전습관대로 계기판을 보진 않았다. 차가 잘 가니까 그 상태로 내려오다 사고가 난 것"이라며 "팰리세이드가 이런 상황에서 미션을 보호하기 위해 시동이 꺼진다는 점이 정확한 문제"라고 반박했다. 초기 주장한 급발진 결함 대신 '후진 기어를 넣고 전진할 경우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는 설정'이 문제라고 말을 바꾼 셈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평소 계기판도 안 보고 다니냐. 시동이 꺼진줄도 모르느냐", "급발진 주장하는 사람이 같은 제조사 차량을 요구하느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운전자는 "보상에 대한 악플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현대차에서 돈을 받고 하는 일일 것"이라며 "보상은 내 문제인데 왜 말이 많고 악플도 다느냐"고 고소 의사를 밝혔다. 이어 운전자 과실을 지적하는 게시물에는 "알바비는 얼마냐"는 비아냥을 남겼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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