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 무소속 의원이 21대 총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선언했지만 민주당은 선을 긋고 나섰다. 이미 음주운전 전력자 30여 명에게 출마 자격을 준 민주당인 만큼 이면적인 행보가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은 22일 여수시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진보 진영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민주당에 입당해 힘을 보태겠다"면서 "여론이 조속히 민주당에 입당해 힘을 보태라는 게 주된 권유 사항이었다"며 민주당에 복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민주당 시·도의원으로부터 입당 권유도 받았고 중앙당 차원에서 입당 가능성을 타진해봤다"며 "(입당) 진행 과정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정치적 노선이 민주당의 이념과 맞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반응은 냉랭했다. 같은날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입당하려면 심사를 해야 하는데 음주운전 전력 때문에 검증에서 부적격 판정 대상자가 아니냐"라고 말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우리 당 검증 기준에 따르면 음주운전 자체만으로도 출마 자체가 어려운 것"이라며 "중앙당과는 전혀 협의가 없었다. 검증의 권한은 실제로 중앙당이 갖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지도부의 이러한 반응과는 다르게 민주당에서는 다수의 예비후보가 음주운전 전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36명의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들이 음주운전 전력자다. 음주운전 자체만으로 출마가 어렵다는 지도부의 반응과는 다르게 이들은 모두 민주당 예비후보 적격심사를 통과했다.
눈에 띄는 인사로는 문재인 정부 초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지낸 류영진 부산 진을 예비후보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의 중심인물인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 '미키루크'로 알려진 원조 친노(친노무현) 이상호 부산 사하을 예비후보 등이 있다. 현역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한 인사 중에는 설훈, 박용진, 소병훈 의원 등이 있다.
당 지도부는 이 의원의 복당에 음주운전 전력이 걸림돌이 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검증위)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윤창호 법이 시행됐음에도 느슨한 공천 배제 기준을 적용해 음주운전 전력자들의 총선 출마를 방관하고 있다. 민주당은 선거일로부터 15년 이내에 3회 이상 적발된 기록이 있을 때만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검증위 구성 과정부터 문제가 많았다"면서 "당내 사정, 당 정체성도 이해를 못 하고 들어온 사람들이 있다"며 당 지도부와 검증위가 보이고 있는 엇박자 행보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출마 기준 자체도 음주운전 전력자에 있어 비교적 관대한 편인데 엇박자 행보로 이 의원에게만 이중 잣대를 보이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면서 "단지 이 의원이 탈당했던 이유로 미운털이 박힌 것인지, 이 과정에서 음주운전 전력이 핑곗거리로 활용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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