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LG에 따르면 LG트윈타워 로비에서 안내나 방문 접수를 하는 직원들은 이달 초부터 캐주얼 의류를 입고 있다. 남성 직원은 운동화에 청바지와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얇은 초경량 패딩 조끼를 걸치는 식이다. 작년까지 직원들은 흰색 드레스 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어두운색 정장을 착용했다. 신발도 검은색 구두만 신었다.
LG 안팎에선 2018년 6월 구광모 LG 회장 취임 이후 생긴 변화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격식을 깨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구 회장의 영향으로 LG그룹 문화도 그런 쪽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6월 가장 보수적인 (주)LG에 자율 복장이 허용된 것도 이 같은 기업 문화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직원들은 얘기한다.
LG그룹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안내 직원들이 검정 계열 정장 대신 캐주얼 복장을 하는 게 아니다”며 “계절이 바뀌어도 그에 맞춰 캐주얼 복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도 서울 양재동 본사 로비 직원들에게 유니폼을 벗고 캐주얼 복장을 하도록 했다. 현재 현대차 로비 직원들은 면바지에 패딩 점퍼를 입고 일하고 있다. 현대차 한 직원은 “작년 3월 직원들에게 자율 복장을 허용하면서 생긴 변화”라며 “계열사나 협력사 직원들이 본사에 방문했을 때 ‘한결 부드러워진 것 같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LG가 로비 직원의 복장을 캐주얼로 바꾸면서 다른 대기업들이 이 같은 변화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삼성 등 많은 대기업의 로비 직원들은 여전히 어두운색 정장을 입고 근엄한 표정으로 일해 주변에서 ‘딱딱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지적을 받곤 한다. 경제계 관계자는 “본사 로비는 기업의 얼굴 역할을 한다”며 “캐주얼 복장 확산 움직임에 동참하는 기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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