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이달 28일부터 3월 31일까지 자사와 계약 관계를 맺고 있는 여행사 800여 개를 대상으로 일본 노선 판매액의 3%(약 10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23일 발표했다. 대한항공이 여행사에 판매 수익을 공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의 ‘여행사 살리기’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최근 사내 회의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행업계의 사정을 파악한 뒤 여행사와의 상생 방안을 모색하자”고 말했다. 항공업계 1위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여행사들을 지원하고 상생 경영의 철학을 구현하자는 취지다.
여행업계는 패키지 여행 수요가 점차 줄어드는 데다 일본, 홍콩 등 노선의 항공권 판매 부진까지 겹치면서 타격을 입었다. 업계 1위인 하나투어의 지난달 해외여행 판매는 약 18만 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6% 감소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7월부터 비상경영체제 2단계를 선언하고 안식년 대상 기준도 확대했다. 모두투어도 작년 말 영업과 마케팅 부서를 통폐합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자사의 판매 수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을 위해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여행 자제 운동의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 대한항공 영업이익(1179억원)은 전년 대비 70% 감소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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