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는 그동안 주인이 세 번 바뀌었다. BBQ가 부도 위기의 회사를 2004년 인수한 뒤 2013년 사모펀드에 팔았다. 2018년엔 직전 5년간 회사를 끌어온 박현종 회장이 인수했다. 업계에선 “삼성의 DNA가 bhc를 재도약시켰다”고 평가한다. 박 회장, 2017년 bhc에 합류한 임금옥 대표가 모두 삼성전자 출신이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지난 22일 인터뷰에서 “본사와 가맹점 모두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을 제1의 원칙으로 삼고 본질(맛)에 집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1500개 가맹점과 ‘기본’ 지켰다
bhc는 '별하나치킨'이라는 브랜드가 시작이다. 주인이 세 번 바뀌는 과정에서 가맹점들은 불안해 했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뒤에는 ‘본사가 갑질을 일삼고, 싸구려 재료를 쓴다’는 등 근거 없는 제보가 빗발쳤다.
“1년 전 국회 앞에서 시위하던 가맹점주들이 고맙다는 내용의 손편지를 보내옵니다. 요즘은 가맹점마다 주방 기기를 100% 가동해도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요.”
임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30년간 가전 부문 해외 마케팅과 영업 등을 담당했다. 그는 “박 회장과 함께 삼성에서 배운 ‘기본’을 그대로 이식했다”고 말했다. 기본이란 ‘문 닫는 시간’과 ‘문 여는 시간’ 그리고 ‘맛’이라고 했다. 임 대표는 “문 여는 시간이 가맹점주마다 제각각인 것부터 바로잡았다”고 했다. 그리고는 본사와 가맹점이 할 일을 완벽하게 구분했다.
“가맹점이 할 일은 간단합니다. 소비자와의 약속인 ‘시간’을 지키면서 맛있고, 깨끗하게 만들면 됩니다. 주문 전까지의 모든 일은 본사 몫입니다. 맛있는 메뉴를 개발하고, 광고 등 마케팅에 힘써 가맹점이 돈을 벌도록 해주면 되지요.”
○배보다 배꼽에 집중
bhc는 요즘 소비자 사이에서 ‘사이드 메뉴를 먹으려고 치킨 시키는 브랜드’로 통한다. 지난해 선보인 뿌링치즈볼·감자·핫도그 등 사이드 메뉴가 연이어 대박을 냈다. 매출 비중이 전체의 11%까지 커졌다.
임 대표는 “배달 수수료 인상으로 가맹점 수익이 떨어질 때 주문 단가를 끌어올릴 방법을 찾은 것”이라며 “평균 주문액이 1만8000원에서 2만~3만원으로 오르면서 가맹점 매출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뿌링클, 맛초킹, 블랙올리브 치킨, 마라칸치킨 등 bhc에만 있는 메뉴도 해마다 3~4종씩 개발했다.
○“1등처럼 일하라” … 본사도 달라졌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1~2년 전부터 ‘배달앱 할인 전쟁’에 끌려다니고 있다. 타임딜, 반값 할인 등의 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매출이 급락하고, 잊혀지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이 팽배하다. bhc는 예외였다. 한 번도 반값 할인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1000~2000원 정도의 할인 행사에는 참여했지만 그 이상 무리하게 가격을 내리지는 않았다.
“매출이 반짝 상승할 수는 있지요. 하지만 한 번 무너진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10배, 20배의 시간이 듭니다. 2만원짜리 치킨을 반값에 먹은 소비자가 다음에 제값을 낼 리 없지요.”
bhc는 올해 대대적 인프라 확충에 나선다. 임 대표는 “매출이 늘면서 기존 가맹점 중 상당수가 냉장 설비, 조리 기기 부족을 겪고 있어 본사가 일부 지원해 개편하는 중”이라고 했다.
bhc의 약진은 가맹점 수에서도 나타난다. 2015년 873개였던 가맹점이 지난해 1456개로 늘었다. 점포 수 기준 업계 순위는 7위에서 2위로 상승했다. 1위 BBQ와의 매장 수 차이는 200개 정도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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