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향해 혼자 푸념하듯 내뱉은 욕설이라도 주변에 듣는 사람이 있는 경우라면 모욕죄가 성립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관심을 끈다.
수원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허윤)는 25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A(61) 씨에게 원심과 같이 벌금 2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2월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중 주민 B 씨가 아파트 관리 관련 정보공개 신청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 4명이 있는 가운데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지"라고 말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도 유죄를 선고 받은 A 씨는 당시 발언에 공연성이 없고 모욕죄에서의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모욕죄에서의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면서 "피고인의 발언 당시 현장에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있었고,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공연성은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모욕이란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피고인의 표현은 모욕적 언사라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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