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검찰 '직접 감찰' 검토…"감찰 필요성 확인"

입력 2020-01-25 15:32   수정 2020-01-25 15:34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직접 감찰 카드'를 꺼내 들면서 검찰과 법무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현행법상 대검찰청이 검찰 내부에 대한 1차 감찰권을 가지고 있지만, 법무부는 이례적으로 대검찰청을 제치고 '직접 감찰권' 행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2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만들어준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관비서관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수사팀의 기소를 막고 “소환 조사 이후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보류' 의견을 냈으나 송경호 3차장검사는 이 지검장의 승인 없이 곧바로 전결 기소를 결정했다.

이러한 내용을 보고받은 추 장관은 대변인실을 통해 "적법절차를 위반한 날치기 기소"라는 의견을 밝히면서 "감찰의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찰 대상으로는 수사팀의 송경호 차장과 고형곤 부장 등이 지목됐다.

고위 공무원에 관한 사건은 반드시 지검장의 결재·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다.

그러나 대검은 "현행법상 전체 검찰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검찰총장의 권한과 책무에 근거해 최 비서관에 대한 기소가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법무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에 법무부는 검찰에 대해 '직접 감찰'카드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10월 조국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셀프 감찰'을 개혁한다며 법무부의 직접 감찰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무부 감찰 규정을 개정한 결과다.

만약 이러한 근거를 내세우며 법무부가 검찰을 직접 감찰한다면 추 장관의 의중대로 수사팀에 대한 징계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법무부가 ‘직접 감찰’카드를 꺼낼 경우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시킨다는 지적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와대와 여권을 향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검찰 학살 인사'에 이어 또다시 '감찰 카드'로 압박을 시도한다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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