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은 이날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을 향해 다섯 발의 로켓포 공격이 있었고 이 중 세 발이 대사관을 직격했다”고 보도했다. 미 대사관 관계자는 “직격한 세 발 중 한 발은 저녁시간 무렵 대사관 구내식당에 떨어졌고, 다른 한 발은 부대사 거주지 부근에 낙하했다”고 말했다. 미 합동군사령부와 이라크 보안군은 성명을 통해 “사상자는 없다”고 발표했다.
미 대사관은 바그다드 내 고도 경비 구역인 그린존에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반정부 시위대 공격을 받고 있다. 이날 공격을 포함해 이달 들어 세 차례 공격이 있었다. 지난 20일엔 로켓포 세 발이 대사관 인근에 떨어졌다.
이라크에선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작년 12월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북부 기지가 친이란 성향의 민병대 카타입 헤즈볼라의 공격을 받아 미국인 도급업자가 사망했다. 이에 미군은 지난 3일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수군 사령관을 폭격해 살해했다. 이란은 미국이 주둔한 이라크 기지에 미사일 보복 공격을 가했다.
이번 대사관 공격 주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이라크 공격 주체를 규탄하고, 이라크 정부가 모든 외교관저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주요 도시에선 대규모 반정부·반미 시위가 이어졌다. 정부 보안군의 강경 진압으로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이라크에선 작년 10월부터 부패 청산과 경제난 해결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군경의 발포 등으로 지금까지 시민 450여 명이 숨졌다. 미군이 이라크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군사 작전을 펼치면서 이라크 내에선 반미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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