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자체들과 함께 모든 단위에서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 잇으므로 국민들께서도 정부를 믿고 필요한 조치에 따라 주시고,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마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내 세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우한 폐렴에 대해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라"고 한 26일 포털사이트 댓글 창에서 여론조작이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서울대생은 27일 '친문 우한폐렴 여론조작'이라는 제목의 글을 서울대 게시판 스누라이프에 게재했다.
게시자는 해당 글을 통해 "'문 대통령이 우한 폐렴 정부 대응을 믿고 과도하게 불안해 하지 말라'고 말한 뒤 정상적이던 댓글이 약 3시간 후 메크로로 의심되는 세력에 의해 여론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게시자가 공개한 이미지에 따르면 언론사들이 해당 기사 속보를 쏟아내자 "공항에서부터 감시 잘 되고 있는데 인류 멸망이라느니 제2의 흑사병이라느니 헛소문 퍼트리지 말라. 제발 괴담처럼 공포심 퍼뜨리지 말고 개인 위생 철저히 관리하자", "메르스 때보다 정부 대처 잘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악플들 난리다. 입국하는 외국인을 무조건 막을 수 없는게 국제법 규정이다"라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문제는 약 3시간 후 해당 댓글의 추천과 비추천수가 동일한 비율로 증가해 우연찮게도 모두 약 870개의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
게시자는 "국민 생명과 안전 이슈 외에도 화재 등 재앙이 발생했을 때는 민감하게 메크로가 작용했다"면서 "임종석의 출마를 반대하는 진중권의 글에는 반대 글이 동일한 비율로 달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문세력 여론조작 의심된다"면서 "정부에 불리한 이슈마다 여론조작 정황 잇따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문 대통령은 4번째 확진자가 발생하자 "우한 지역 입국자를 전수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이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말라"고 발언하자 야당은 일제히 반발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통해 "눈앞의 현실된 우한 폐렴에도 '과도한 불안 갖지 말라'는 대통령이 국민은 불안하다"면서 "이미 눈앞의 현실이 된 우한폐렴 앞에서 대통령의 메시지는 믿기 어려울 만큼 한가하다. 대통령의 안일함이야 말로 국민의 불안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메르스 사태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을 알리는 영상과 보도가 쏟아지고 있고, 자국민 보호를 위한 조치들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자신들이 국정을 책임진 오늘에는 기껏 한다는 말이 '불안해 하지 말라' 뿐인 대통령을 보며 국민은 절망한다"며 "국민의 생명이 달린 국가적 위기상황마저 정파적으로 접근하는 문재인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김익환 새로운보수당 대변인도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라는 대통령의 메시지는 한가하게 들린다"며 "지금 전 세계는 우한폐렴 확산의 공포로부터 자국민들 구하고자 우한에 전세기 파견뿐만 아니라 교통까지 통제하는 상황인데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말라는 대통령의 말이 국민들에게는 달나라 대통령의 한가한 이야기처럼 들리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질병관리본부장·국립중앙의료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우한폐렴 대응에 전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한 직후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설 연휴에도 24시간 대응 체제를 가동 중이라며 "정부를 믿고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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