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낀 배당주…하락장서만 투자? "경기 민감도 따져 분산투자 하세요"

입력 2020-01-28 17:24   수정 2020-01-29 02:47

연초 결산배당을 노리고 지난해 말 고배당주를 매수한 투자자들이 더딘 주가 회복에 가혹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설 연휴 직전까지 국내 증시가 상승 랠리를 보였지만 고배당주는 오히려 주가 낙폭이 커지는 흐름을 나타냈다.

고배당주 투자는 경기가 하강 국면이면서 주식투자에 따른 수익률이 높지 않을 때 유리한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배당주도 종목에 따라 경기에 따른 주가 반응이 크게 갈리는 만큼 경기 반응이 상반된 업종에 분산 투자하면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28일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조사 대상 고배당주 가운데 20%가량만 지난해 배당기산일(12월 26일) 전 주가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선 전년 말 떨어졌던 주가가 이듬해 상반기 말이면 평균 89% 수준을 되찾는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예년보다 주가 회복세가 더디다는 평가다.

작년 배당기산일부터 28일까지 메리츠종금증권(-15.27%), 신한지주(-12.24%), 쌍용양회(-16.32%) 등 고배당주의 낙폭이 컸다. 코스피지수는 설 연휴 직전까지 상승세였다. 연휴가 끝나고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악재까지 겹치며 낙폭은 더 확대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같은 배당주 흐름이 오히려 투자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상승장에서 꼭 배당주 매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며 “한국 증시에서 배당주가 경기가 안 좋다고 성과가 좋았던 것도 아니었고, 경기와 중립적인 배당주만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배당주 투자를 할 때 국제 유가, 원·달러 환율, 금리 등 경기변화 요인에 반응하는 정도별로 나눠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철강업종의 포스코처럼 경기민감형 고배당주 가운데 매출 증가에 대한 기대가 높은 종목을 고르면 좋다는 조언이다.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배당주 중에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이익/자기자본)이 좋은 종목을 선별하라고 추천했다. 이런 종목으로는 건설업종에서 쌍용양회, GS건설 등이 꼽힌다.

보험·증권·은행 등 금융업종도 이런 유형으로 분류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바닥에 닿을 것으로 예상되는 2월 말 이후엔 금융주가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방어형 고배당주를 고를 때는 매출과 이익증가세를 모두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효성을 비롯해 금호산업, 아이마켓코리아, KT&G 등과 한화, 대한유화, 국도화학 등 화학업종이 꼽힌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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