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사태로 첫 시험대 오른 '의사 출신' 靑 국정상황실장

입력 2020-01-28 14:33   수정 2020-01-28 16:33



청와대가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비상 체제’에 돌입하면서 역대 최초의 ‘의사 출신’ 국정상황실장의 역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정상황실장으로서 첫 번째 난관이 공교롭게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놓여진 탓이다.

이진석 국정상황실장은 28일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해 국내에서 두 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았다. 국정상황실장이 대통령과 함께 현장에 나서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국정상황실장은 각종 현안을 시시각각 보고받고 판단하는 일종의 '관제탑'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청와대를 비우는 일은 극히 드물다.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작년 2월 문 대통령을 수행해 유한대학교 졸업식을 참석한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을 정도다. 유한대가 윤 전 실장의 자택이 있는 부천에 위치한 탓에 당시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국정상황실장은 빠른 상황 판단과 정무 감각은 물론 대통령의 의중까지 꿰뚫고 있어야 하는 자리로도 알려져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가까이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 전 실장이 이 자리를 맡아온 것 역시 문 대통령의 뜻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의 역할이 청와대 내에서 상당했던 탓에 총선 출마로 인해 생긴 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정상황과 기획을 둘로 쪼개는 방안을 마련했을 정도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윤 실장에게 상당히 의지를 하고 있었다”며 “윤 실장이 이제는 자기 정치를 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배려가 없이 순전히 일로만 생각했다면 그를 내보내고 싶지 않아 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심’의 존재감 탓에 ‘포스트 윤건영’에 대한 관심 역시 상당했다. 의사 출신인 이진석 실장이 문재인 정부 두 번째 국정상황실장이 됐을 때도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상당했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에서 이 실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는 누구보다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1년생인 그는 울산 학성고, 고려대 의대를 나와 서울대 의대에서 석·박사를 받았다. 서울대 의대 부교수를 역임한 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 ‘광흥창팀’에서 보건의료 및 사회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정책조정비서관을 지냈고, 문 대통령이 직접 발탁해 국정상황실장에 낙점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실장은 누구보다 습득 능력이 뛰어나다”며 “출범 이후 청와대에 들어와 점차 중요한 업무로 보직을 변경해온 유일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한 일간지에 정치 칼럼을 써왔을 만큼 보기와 달리 정무 감각이 상당히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우한 폐렴 사태를 겪으며 이 실장은 전공자로서 상당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한 대응이 마침 이 실장의 전공분야와 연관돼있다”며 “전공자가 아니면 내놓을 수 없는 아이디어를 많이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 발생부터 전수조사 결정까지 전문 지식을 갖춘 이 실장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실장은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확산 방지 대책 마련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확진 환자가 발생이 됐기 때문에 혹시라도 어떤 더 큰 상황으로 번질지 모르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전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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