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한 폐렴' 대응 지원을 위해 대책지원본부(지원본부)를 가동한다고 28일 밝혔다. 지원본부는 우선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의 격리 생활 지원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한다.
행안부는 지난 20일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직후 '상황관리반'을 가동한 데 이어 27일 우한 폐렴 관련 감염병 위기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됨에 따라 대응 단계를 지원본부로 상향 조정했다.
지원본부는 재난협력실장을 본부장으로 사회재난대응정책관, 보건재난대응과장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된다. 또한 관련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협조 요청사항을 파악하고 방역 추진현황 등을 살펴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행안부는 이날 오전 재난협력실장 주재로 관계부처와 지자체 담당자들이 참여하는 비상 상황점검 회의를 열어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의 격리 생활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귀국 교민 관리를 전담할 정부 합동지원단을 꾸리기로 결정했다.
정부합동지원반은 4개 반 75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의 이송과 2주간 격리생활을 위한 임시생활시설 관리·운영을 책임진다. 임시생활시설은 2곳으로 나눠 운영된다.
이승우 행안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은 "우한에서 입국 예정인 인원이 700명가량인데 발열·기침 등 증상 유무에 따라 나눠서 수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임시생활시설의 구체적인 장소나 규모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행안부는 지자체별 대응 상황과 조치계획을 점검하고 필요 시 역학 조사관 등 인력과 특별교부세 지원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상황관리반 단계에서 가동한 시·도 방역대책반도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하고 지자체 역량을 총동원해 빈틈없는 방역체계를 갖추도록 지시했다.
행안부는 앞으로 우한 폐렴 진행 상황에 따라 대응 수위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특정 지역에서 번지거나 전국으로 확산하면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범정부 대책지원본부'나 범정부 재난대응 최고 기구로 행안부 장관이 본부장을 맡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가동될 수 있다.
해외 신종 감염병과 관련해 행안부 차원의 대책지원본부가 구성된 것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했던 2018년 9월 이후 1년 4개월여만이다. 범정부 대책지원본부는 국내에서 처음 메르스 환자가 나온 직후인 2015년 6월에 가동됐다. 감염병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된 것은 2009년 11월 신종인플루엔자가 확산했던 시기가 유일한 사례다.
진영 행안부 장관은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국민들은 너무 불안해하지 말고 개인위생과 감염 예방 수칙을 잘 지켜달라"고 말했다.
한편 진 장관은 우한 폐렴 대응 등과 관련해 예정됐던 해외 출장 일정을 축소하기로 했다.
당초 진 장관은 29일 출국해 우즈베키스탄에서 전자정부·디지털 경제 협력센터 개소식에 참여하고 이어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를 방문해 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적정성 평가 관련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우즈베키스탄 일정은 취소됐으나 EU 관련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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