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4월 한국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출범한 산림청 산림항공본부(본부장 김용관)는 50년 가까이 산불진화, 항공방제, 인명구조, 화물운반 등의 다양한 임무를 충실히 수행 중이다. 3대의 산림헬기로 시작해 지금은 48대를 보유한 국내 최대 헬기 운용기관으로 성장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세 차례에 걸쳐 산림청 산림항공본부의 활약상을 소개하고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
지난 6일 0시10분께 강원 춘천시 신북읍 발산리의 한 벌채지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청 산림항공본부는 해가 뜨자마자 산림헬기 3대와 공중진화대를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헬기에 탄 공중진화대원들이 길이 없는 산속 가파른 곳에 레펠 하강해 진화선을 구축했다. 그 사이 헬기는 즉시 인근 저수지로 이동해 한꺼번에 3000L의 물을 담수한 뒤 발화 지점에 정확히 투하했다. 이런 작업을 반복하기를 수차례, 2시간30분 만인 오전 10시께 임야 7㏊를 태운 산불을 진화하는 데 성공했다. 신속한 진화로 자칫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미리 막은 것이다.
산림청 산림항공본부는 동해안지역 대형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 초대형 헬기(S-64) 두 대를 도입하고 다음달 5일 취항식을 한다고 29일 발표했다. 산림항공본부는 산불진화 임무에 특화된 재난대응기관이다. 초대형 헬기 6대, 대형 헬기 29대 등 48대의 산림헬기에 조종사 93명, 정비사 73명, 공중진화대 88명을 포함, 총 367명이 공중진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에 도입한 S-64는 미국 에릭슨사 제작으로 한꺼번에 8000L의 물을 뿌릴 수 있다. 발화점을 조준한 워터캐논 발사도 가능해 대형 산불진화에 유리한 기종이다. 이 외에 주력 기종인 KA-32는 투하량 3000L에 공중의 한 지점에서 고도를 유지하며 오래 멈추는 호버링에도 뛰어나다.
산림항공본부 관계자는 “산불 현장에서 진화헬기는 기동성, 물 투하량, 접근성 등 비할 데 없는 효과성을 지닌다”며 “지난해 4월 2800㏊를 태운 강원 산불 당시 산림항공본부는 4대의 초대형 헬기를 현장에 신속히 투입해 산불 조기 진화에 기여했다”고 소개했다.
산림청은 산불로부터 비무장지대(DMZ) 숲을 보호할 산림항공관리소도 신설한다. 강원(철원 화천 양구), 경기(포천) 등 접경지역 한 곳에 대형 헬기 4대를 격납·정비할 수 있는 산림항공관리소를 2023년까지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산림항공관리소는 강릉 등 12곳에 있다.
관리소마다 48대의 헬기를 4~5대씩 나눠 편재해 전국 산불 30분 이내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산불 발생 위험이 적을 때에도 최소 1대의 헬기를 ‘1호기’로 지정해 대기하도록 한다. 휴일, 새벽에도 1호기 담당자는 언제든 출동 태세를 갖추고 있다. 조종사, 부조종사뿐만 아니라 담당정비사, 공중진화대원, 항공유를 급유하는 유조차 운전원이 하나의 팀을 형성해 대기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지난해 650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림 3254㏊를 태웠다”며 “특히 봄철 산불조심기간(2~5월) 전체 산불의 60%가량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고 말했다.
원주=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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