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직위 해제된 날…서울대 학생들, 파면 촉구하며 부총장과 비공개 면담

입력 2020-01-29 15:45   수정 2020-01-29 16:03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서울대 교수직 파면 촉구 운동을 해 온 재학생들이 서울대 교육부총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서울대는 이들 면담이 진행되기 조 전 장관에 대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직 직위해제를 결정했다.

29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트루스포럼 소속 서울대 재학생들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서울대학교 행정관 4층에서 홍기현 서울대 교육부총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이날 면담에는 홍 부총장을 비롯해 김은구 트루스포럼 대표, 서울대 재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40분가량 이뤄졌다. 면담에 앞서 김 대표는 홍 부총장에게 2만 2000여 명의 서명이 담긴 '조 전 장관 파면 촉구 서명 명부'를 전달했다.

면담이 진행되기 전 김 대표는 "조 전 장관은 교수라는 직함이 무색할 정도로 수많은 거짓말을 했다"면서 "이미 드러난 거짓말만으로도 교육자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형 비리의 전형을 보여준 조국 교수가 서울대에서 계속 형법을 가르친다면 더 이상 서울대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며 "서울대는 국민의 신뢰를 잃을 것이고 서울대 법대는 세계에서 가장 우스운 대학이 될 것"이라고 면담 추진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이에 서울대 트루스포럼은 조 전 장관의 파면을 촉구하는 국민들의 강력한 의사를 서울대에 전달하기 위해 국민 서명을 진행했다"며 "오늘 서울대 총장실에 이를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 서명은 조 전 장관의 직위해제와 파면 결정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할 예정이었다"면서 "조 전 장관의 직위해제가 확정됨에 따라 본 서명은 조 전 장관의 파면 촉구 국민 서명으로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직위해제는 서울대 교원인사규정에 근거한 잠정적인 조치이며 당연한 조치"라며 "조 전 장관은 거짓과 위선으로 서울대 교수로서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나아가 '진리는 나의 빛'을 모토로 하는 서울대의 명예에 중대한 오명을 남겼다"면서 "이에 서울대 교원 징계 규정 제4조에 따라 조 전 장관을 파면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서울대는 이날 오전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관련 규정에 따라 29일 자로 직위를 해제하기로 했다"면서 "직위해제는 유무죄를 판단하는 징계와는 달리 교수로서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행정조치"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국립대학법인이지만 교원 징계에 관한 규정에서는 사립학교법(사학법)이 적용된다. 사학법에 따르면 소속 교수가 형사 사건으로 기소될 경우 학생 수업권을 위해 직위해제가 가능하다. 직위해제 상태에서는 첫 3개월간 월급의 50%가 지급되고, 이후에는 월급의 30%가 지급된다.

이러한 조치가 나오자 조 전 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서울대의 결정을 담담히 수용하겠다"면서도 "검찰의 일방적인 판단만이 반영된 기소만으로 신분상의불이익 조치를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에서 사퇴한 뒤 지난해 10월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복직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9일 법학전문대학원 교무과에 2020학년도 1학기 강좌로 '형사판례 특수연구' 개설을 신청해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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