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시대로 말미암아 광고 시장의 중심도 온라인,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한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과 온라인을 포함한 전체 인터넷 광고는 34.6%(3조6406억원)로 매년 높아지면서 방송(36.0%)과의 격차를 1.4%포인트로 좁힌 상태다. 이에 시장 변화에 적응하는 신생 광고 매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뉴미디어 시대 새로운 광고 트렌드라고 하면 보통 ‘바이럴마케팅’이나 ‘SNS마케팅’ ‘키워드 마케팅’ 등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보단 단기에 고객을 끌어 모으는 노이즈 마케팅 방식이 대부분이다. 이에 적잖은 마케팅 회사들이 박리다매를 추구하면서 핵심 부서를 제외한 나머지 업무는 외주화하고 있다. 광고 단가는 줄고 질도 떨어지고, 광고주와 광고업체가 모두 불행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경환 대표가 이끄는 크로스오버커뮤니케이션은 신생 매체임에도 실험적 도전으로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트렌드를 따라가되 각각의 사업부를 법인화하면서 각각의 마케팅에 균질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추구한 것이다. 경쟁 PT 방식의 비즈니스에서도 탈피해 성장성 있는 회사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하는 방식으로 수주를 얻고 있다. 덕분에 광고주로부터의 만족도도 높다고 한다.
김경환 대표는 광고판이 급변하는 것과는 별개로 광고의 본질은 고객의 잠재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라 말한다. 같은 관점에서 마케팅 전략들을 아울러 ‘원스톱 솔루션’으로 제공하고, 그를 통해 고객사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게 새로운 시대의 광고 시장을 공략하는 크로스오버커뮤니케이션의 전략이다.
다음은 김경환 대표와의 일문일답.
Q. 크로스오버커뮤니케이션은 특이하게 법인이 네 개다. 무슨 이유에서인가.
A. 전문화의 결과다. 먼저, SNS사업본부와 영상프로덕션, 웹에이전시, 검색광고 등으로 시스템화 돼있다. 가장 큰 매출은 역시 에스엔에스 광고이다. 다시 말해 소셜마케팅이 주력사업이다. 최근 광고 트렌드가, 더 자세히 얘기하면 2015년 기점으로 디지털 광고 트렌드가 소셜미디어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그래서 저희 크로스오버는 그 흐름에 맞게 각 사업부를 별도 법인화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그 완성형이 4개 법인체로 나타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Q. 좀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전문성을 이유로 법인을 쪼개면 각 사업부 간에 시너지가 나오나.
A. 더 설명하자면 영상콘텐츠의 경우 기존 소셜마케팅 업체들이 전문인력을 갖추지 않은 채 외주를 주거나 주먹구구식 제작에 돌입하면서 퀄리티를 담보하기가 어려웠다. 비용면에서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광고주의 요구사항을 맞추기는 힘들다.
그래서 저희 크로스오버는 비용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전문 영상프로덕션에 버금가는 인력과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확보한 균질한 프로덕트는 소셜마케팅에도 이용 할 수 있고, 방송광고도 제작 가능해져 사업영역 확장에도 도움이 된다.
Q. 그렇다면 광고주가 얻는 이점은 무엇인가.
A. 자체제작 퀄리티가 확보된 시스템과 인력이 있다는 사실은 광고주의 요청을 최적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상장사인 제일헬스사이언스는 TV나 신문광고를 꾸준히 해왔다. 하지만, 대세인 유튜브 광고를 한다고 해서 제작 퀄리티를 낮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기존 지상파 방송광고에 버금가는 퀄리티를 제공할 수 있는 저희 크로스오버의 전문인력과 시스템이 채택된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광고마케팅 채널이 다변화된다고 해서 광고주의 눈높이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광고주는 유튜브가 됐던, 소셜미디어가 됐던, 여전히 최고 수준을 요구한다. 크로스오버는 광고주의 요구에 부응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인력과 시스템에 투자했다.
Q. 그럼 직원 선발에 대한 눈높이도 높을 것 같다.
A. 사실 저희 같은 규모에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크로스오버 신입직원은 광고 관련 전공자만 입사하고 있다. 또 경력직은 광고업계 4년차 이상, 대리급만 지원이 가능하다. 그만큼 전문가집단으로 채우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Q. 광고트렌드는 하루가 멀다하고 바뀐다. 사원 재교육 프로그램도 있나.
A. 광고시장은 늘 소비자 트렌드가 변하기 때문에 종사자들도 꾸준한 자기 개발이 필요하다. 그 얘기는 저희 구성원들의 성과지표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이 때문에 항상 회사 차원의 재교육을 우선 고민한다.
그래도 성과가 저조하게 발현되면 부서 이동이나 업무조정으로 재배치한다. 그런데도 직원 본인이 광고시장의 극심한 경쟁을 잘 못견뎌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부끄러운 얘기지만 광고시장의 이직률이 높은 것 아닌가 싶다.
Q. 개인적인 얘기로 넘어가서, 법인이 네 개나 될 정도면 젊은 나이에 자수성가한 것 아닌가. 이른바 금수저인가.
A.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사실 대기업 계열의 광고대행사를 다니다가 그만두면서 손에 쥔 퇴직금 2000만원이 제 사업 시작의 전부였다.
하지만, 당시 레드오션화되고 있었던 기존 매스미디어 시장보다 성장하기 시작한 뉴미디어 광고시장을 포기할 수 가 없었다. 돈이 보이는데 어떻게 대기업의 안정적인 월급이 눈에 들어오겠나. 그래서 남들이 다 말렸지만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책상 하나 두고 사업을 시작했다.
Q. 책상 하나 두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니 아마존 제프베조스가 생각난다.
A. 아마존과 비교할 처지는 아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클라이언트가 오면 같이 앉을 자리가 없고, 또 부끄럽기도 해서 회사 1층에 위치한 커피숍을 미팅룸처럼 쓰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클라이언트가 회사에 올라가서 얘기하자고 하는 얘기가 가장 두려웠고 진땀이 났다.
Q. 크로스오버커뮤니케이션은 미디어업계의 관행인 계약직이나 임시직 직원을 채용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이유는 뭔가.
A. 특급호텔에 가봤나. 거기 근무하는 호텔리어들은 전부 정규직이다. 그 이유는 최상의 서비스를 균일하게 제공하기 위함이다. 그만큼 정규직이냐, 계약직이냐, 임시직이냐에 따라서 클라이언트에게 제공하는 결과물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쉽게 말해서 저희는 광고업계의 신라호텔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Q. 대표 개인적인 얘기 하나 더 묻자. 광고업계의 이단아라는 별명이 있다.
A. 저희는 성장가능성이 없는 기업의 광고를 수주하지 않는다. 광고업계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보다 집행할 수 있는 비용, 광고주의 예산만 보고 계약을 하는 것이 관례이다. 돈을 벌어야 하니까. 하지만, 저희 크로스오버는 광고주의 실적이 곧 우리의 실적이 된다고 믿고 있다. 광고주가 성장하면 크로스오버도 같이 성장한다는 고집 같은 것이라고 말해두고 싶다. 그래서 관련 업계에서 ‘괴짜회사’로 통하는 것 같다.
Q. 크로스오버커뮤니케이션이 추구하는 바와 앞으로 계획은 어떠한가.
A. 광고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취업하고 싶어 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네이버가 요즘 대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기업이라고 하던데, 저희 크로스오버도 광고업계 취업희망 1순위가 되고 싶은 거다. 또 한가지 계획은 모든 파운더들의 꿈이기도 하지만 저도 백년기업을 일구고 싶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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