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과 관련해 중국 우한(武漢)에 체류 중인 교민을 전세기로 송환한 뒤 충남 아산과 진천에 있는 공무원 연수 시설에 격리 수용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30~31일 전세기 편으로 귀국하는 교민들을 수용할 장소로 충남 천안(우정공무원교육원, 중앙청소년수련원)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격리 수용지가 아산과 진천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당초 후보지로 검토 됐던 천안 지역 국회의원들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어서 수용지가 변경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29일 오후 우한 교민 격리수용 반대 집회 현장을 찾았다가 봉변을 당했다.
김 차관은 이날 오후 10시 30분쯤 공무원 인재개발원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주민 200여 명을 만났다. 김 차관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의 우려가 기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김 차관에게 물병과 종이컵을 던지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거칠게 항의했다. 김 차관은 경찰 경호를 받으며 10여분 만에 현장을 빠져나갔다.
주민들은 김 차관과 복지부 관계자들을 향해 "혁신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몇 명인 줄 아느냐", "우한 교민 격리수용을 결사 반대한다"며 격하게 항의했다. 주민들에게 둘러싸인 김 차관은 "정부 방침을 이해해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지역 국회의원인 한국당 이명수(아산갑)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경찰인재개발원 인근에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수많은 아산시민이 거주하고 있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과 제약요인이 있어 격리시설로 적합하지 않다"면서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수용할 경우 아산 시민과) 인근 천안 시민과 정서적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진천을 지역구로 둔 한국당 경대수(증평?진천?음성) 의원도 이날 오후 진천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한 교민 수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인구가 밀집한 충북혁신도시내에 위치한 공공시설에 수용하는 것은 자칫 더욱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가) 수용을 강행한다면 충북 진천군을 비롯해 충북 혁신도시 전체, 중부권 전체 주민들의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 의원은 "혁신도시 인근은 농촌 지역으로 고령의 어르신들이 많아 질병 정보에 취약하고 소독 등 감염 방지 대책도 미흡하다"며 "주민들이 고령이라 면역력이 떨어져 쉽게 우한 폐렴에 걸릴 수 있어 걱정이 크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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