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업 위험분산…건설사 '리츠 활용' 늘어난다

입력 2020-01-30 17:04   수정 2020-01-31 01:03

건설사들이 리츠(REITs)를 활용한 개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주택경기 악화에 따라 주택도급사업을 대체할 자체 개발사업의 비중을 늘리는 방편으로 리츠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리츠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개발·운영해 얻는 수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금융기법을 말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17년 9월 착공한 일산아이파크2차(사진) 개발에 리츠를 적용했다. 이 단지는 순수 민간자본으로 구성된 리츠를 통해 공급된 아파트다. 이 리츠는 ‘HDC민간임대주택1호리츠’로 2017년 8월 총 260억원 규모의 자금이 모여 만들어졌다. HDC지주사 50%, 농업협동조합중앙회가 20%, 농협생명보험이 11.5% 등을 각기 투자했다.

일산아이파크2차는 214가구 규모의 민간임대주택이다. 현재 95% 분양이 완료됐고 작년 9월부터 입주하기 시작했다. 한재선 HDC현산 투자사업팀 매니저는 “소규모 단지지만 HDC가 민간자본 100% 리츠로 공급한 최초의 아파트라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HDC현산은 이 단지를 발판 삼아 앞으로 더욱 많은 리츠사 임대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도 작년 1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자산관리회사(AMC)인 투게더투자운용 주식회사 설립 본인가를 승인받았다. 투게더투자운용은 대우건설과 기업은행, 교보증권, 해피투게더하우스(HTH) 등 4개사가 공동출자했다. 자본금은 70억원 규모다. 대우건설은 2025년까지 리츠 운영 20개 이상, 자산운용규모 4조원 이상을 목표로 세워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리츠 설립은 종합 디벨로퍼로 거듭나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리츠 사업 진출을 위해 2016년 건설업계 최초로 대림AMC를 설립했다. 작년에는 리츠사 ‘대림제6호부산우암동기업형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324억원을 출자해 부산 우암 2구역 공공지원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을 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더 높아져 건설사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고민할 단계”라며 “리츠는 그중 가장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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