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외교에도 한국 홀대 논란…우한 교민 "중국이 우리 전세기만 지연"

입력 2020-01-30 17:05   수정 2020-01-30 17:07


정부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과 관련해 중국 우한(武漢)에 체류 중인 국민을 전세기로 송환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이 우리나라 전세기 비행허가만 지연시켰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초 30일 오전 출발할 예정이던 전세기 운항은 중국 측 허가 문제로 돌연 지연됐다. 정부는 전세기 2대를 띄울 예정이었지만 1대로 줄어들 수도 있다. 운항이 돌연 미뤄지면서 교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전날 전세기를 띄워 각각 201명과 206명의 자국민을 우한에서 철수시켰다.

정태일 후베이 한인회 사무국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랑 일본은 문제없이 자국민을 데려갔다"면서 "많은 한국 교민들이 왜 취소가 된 건지, 정확한 이유가 뭔지 모른 채 많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우리 정부가 그동안 친중 외교를 펼쳤음에도 중국에 홀대 당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최근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감염증의 공식 명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고 공지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며 중국을 돕자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공식 명칭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발표한 것이 중국에 대한 '저자세' 외교라고 주장했다. 일본 뇌염,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의 병명을 쓸 때는 가만히 있다가 왜 우한 폐렴에만 문제제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주장이다.

청와대는 이 같은 공지를 한 것은 병명에 특정 지역명을 사용하지 말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현재 외신들도 우한 폐렴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조경태 한국당 최고위원은 "우한 폐렴을 우한 폐렴이라 말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인식에 따라 한국당은 공식 석상에서 계속 '우한 폐렴'이란 명칭을 쓰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국민께서 그렇게 알고 있는 분이 많고, 국민에 편한 표현을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나라 전세기가 지연되고 있는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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