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진짜, 가짜 맞아요?"…폐렴 '강남 가짜뉴스' 공포 여전

입력 2020-01-31 14:03   수정 2020-01-31 14:18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일곱 번째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확진자 동선과 관련한 '가짜 뉴스'가 유포돼 시민들의 분노와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미확인 정보에 등장한 매장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청 등 지방자치단체가 공식 부인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지만 가짜 소문의 여진은 여전했다.

31일 서울 강남구의 다이소 신논현역점 앞에서 기자와 만난 시민 한모 씨(34)는 "이 매장 앞을 자주 지나는데 세 번째 확진자가 이 매장을 들렀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말했다.

한 씨는 이어 "다른 길로 돌아가기 위해 매일 집에서 15분 일찍 출발했는데 가짜뉴스라니 억울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발원지가 중국인지라 정보가 통제돼있는 것 같아 불안감이 큰데 한국인들끼리 가짜뉴스 퍼뜨리면서 공포감 조성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이 다이소 신논현역점은 확진자가 방문했다는 근거없는 소문에 홍역을 앓은 곳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코로나바이러스 세 번째 확진자가 이 매장뿐 아니라 강남의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호텔, 신사역 그랜드성형외과, 대치동 새마을식당, 역삼동 올리브영·러쉬·지오다노·오발탄, 압구정한강공원 세븐일레븐 등까지 활보했다는 소문으로 겉잡을 수 없이 번졌다.

다이소 신논현역점은 9호선 신논현역과 바로 연결돼있어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 시민들 불안감을 더 키웠다.

가짜뉴스로 강남구 일부 지역에 대해 공포감이 커지자 구청 측은 경찰서에 가짜뉴스 작성자와 유포자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지난 30일 정순균 구청장은 서울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과 관련한 가짜뉴스로 인해 사회 불안감이 조성되고 선의의 피해자나 피해 업소가 발생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작성자와 유포자를 강남경찰서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강남구청이 가짜 뉴스에 대한 공식 강경 대응을 예고했지만 해당 매장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시민들은 여전히 많았다.

다이소 신논현역점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수첩과 펜 등 문구류를 보던 한 30대 여성은 "이곳에 3차 확진자가 지나갔다는 가짜뉴스가 있는데 들으셨냐"는 기자의 질문에 "방금 처음 들었다. 그런데 가짜뉴스라는 건 확실히 맞는 거냐"라고 되물었다. 이어 "가짜뉴스라고는 하지만 지금은 무조건 조심해야 하지 않냐. 그냥 다른 데서 사야겠다"라며 집었던 수첩을 제자리에 놓고 매장을 나가버렸다.

다른 피해장소인 역삼동 올리브영을 방문한 시민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손 세정제를 찾던 40대 여성은 "기자의 질문을 통해 여기에 확진자가 지나갔다는 가짜뉴스를 처음 들었다"라면서도 "그런데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 손 세정제는 다른 데서 사야겠다"며 당황해했다.

이들 '가짜' 확진자 방문장소와 달리 실제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정부가 확인한 공공장도는 영업 중단에 돌입했다. 다섯 번째 확진자가 영화를 관람한 것으로 알려진 CGV성신여대입구점은 지난 30일 밤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CGV 관계자는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통보를 받고 자체 방역을 했으며 추가로 보건소 방역도 실시됐다"라며 "주말에도 방역한 뒤 안전을 확인한 뒤 다음 주에 영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지점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예매할 수 없다.

여섯 번째 확진자가 방문해 식사한 서울 강남구 한일관 본점도 31일 홈페이지를 통해 휴무 소식을 알렸다. 한일관 측은 공지를 통해 "한일관 본점은 세 번째 확진자 방문 후 보건소 지침에 따라 방역을 완결했다. 다시 위생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2월 5일까지 휴무이니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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