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가 불구속 기소된 데 이어 '버닝썬 게이트'에 연루돼 대기발령이던 경찰이 슬그머니 일선에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서울지방경찰청(서울지방청)에 따르면 2020년도 정기인사에서 버닝썬 게이트 당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으로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던 석 모 경정이 서울 관악경찰서 신림지구대장으로 복귀했다.
석 경정은 버닝썬 게이트 수사 도중 전직 경찰의 신분으로 브로커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강 모 씨로부터 대가성으로 의심되는 아우디 중고차 차량을 싼 값에 구매한 혐의로 2019년 4월7일 입건됐었다.
석 경정이 아우디 차량을 구매한 시점은 2017년 5월로, 버닝썬이 활발하게 운영되던 시기와 겹친다. 석 경정은 이때 강남경찰서 지능수사과장이었다.
당시 버닝썬 게이트 수사를 맡았던 서울지방청 광역수사대는 석 경정 등이 미성년자 출입사건 무마 과정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 수사에 돌입했다. 조사 결과 버닝썬 직원이 강 씨에게 '해당 사건을 알아봐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고, 강 씨는 '강남경찰서 석 과장이 내 첫 조장'이라고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혐의로 경찰 당국은 당시 구로경찰서 수사과장을 역임하던 석 경정을 입건한 데 이어 직위해제 발령을 냈다. 이후 석 경정은 지난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넘겨졌지만, 불기소 처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한경닷컴>은 석 경정의 심정을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여러 번 시도했지만, 통화할 수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석 경정의 경우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했기 때문에 인사 대상이었다"면서 "앞서 경찰 수사에서 혐의점이 있다고 판단된 부분에 대해선 대기발령 조치를 했던 만큼 경찰 차원에서 인사 조치는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향후 경정들이 맡는 경찰서 과장급으로 재배치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본인은 원할 수도 있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며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도 불구하고 버닝썬 사태와 연루됐었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석 경정은 버닝썬 사태 연루 외에도 1992년 강남서 순경 시절에도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입방아에 오른 적이 있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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