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 주요 기업들은 수출과 중국 내수 시장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2003년 사스가 유행했을 당시 중국이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6.3%까지 늘었다.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4.6%에서 26.1%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전염병 경과를 함부로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주식시장에서 단기 성과를 추구하기보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한 종목을 저가에 매수하는 기회로 삼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한 폐렴이 증시에 직격탄을 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LG생활건강을 495억원어치 사들였다. 같은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370억원), 현대차(368억원), KT&G(334억원), 삼성SDI(282억원), 엔씨소프트(239억원), 아모레퍼시픽(128억원) 등도 외국인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들은 우한발(發) 악재에 직격탄을 맞은 중국 내수 관련주와 비교적 타격이 덜한 정보기술(IT)주를 동시에 담았다. 외부 악재가 해소되면 가장 먼저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에 ‘베팅’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5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6%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77.7%), 삼성SDI(29.0%), 아모레퍼시픽(14.4%) 등도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된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의 일시적 부진을 우려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실적 전망이 개선되고 있는지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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