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직격탄' 맞은 증시…실적 좋은 엔씨·셀트리온·삼성SDI 주목

입력 2020-02-02 16:01   수정 2020-02-02 16:03

연초 이후 랠리를 이어오던 주식시장이 대형 악재를 만났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꺾이고, 시장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 주요 기업들은 수출과 중국 내수 시장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2003년 사스가 유행했을 당시 중국이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6.3%까지 늘었다.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4.6%에서 26.1%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전염병 경과를 함부로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주식시장에서 단기 성과를 추구하기보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한 종목을 저가에 매수하는 기회로 삼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한 폐렴이 증시에 직격탄을 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LG생활건강을 495억원어치 사들였다. 같은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370억원), 현대차(368억원), KT&G(334억원), 삼성SDI(282억원), 엔씨소프트(239억원), 아모레퍼시픽(128억원) 등도 외국인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들은 우한발(發) 악재에 직격탄을 맞은 중국 내수 관련주와 비교적 타격이 덜한 정보기술(IT)주를 동시에 담았다. 외부 악재가 해소되면 가장 먼저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에 ‘베팅’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5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6%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77.7%), 삼성SDI(29.0%), 아모레퍼시픽(14.4%) 등도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된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의 일시적 부진을 우려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실적 전망이 개선되고 있는지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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