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폭주하며 새벽배송 차질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전날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 배송이 최대 두 시간 지연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지난달 28일 쿠팡의 ‘로켓배송’ 출고량은 330만 건에 달했다. 사상 최대치다. 지난해 1월 하루 출고량 170만 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이를 비상 상황으로 인식해 직원들에게 직접 메일을 쓰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31일 “예상하지 못했던 비상 상황을 겪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출현으로 마스크 등 급하게 필요한 관련 제품의 수요가 급증했다”고 알렸다. 이어 “로켓배송 마스크 가격은 동결할 것”이라며 “주문이 취소된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무료로 배송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마켓컬리도 같은 날 냉장 상품 주문을 조기에 마감했다. 냉장 상품 주문량이 처리 가능한 수준을 넘었기 때문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매출이 매일 평균 28%씩 늘었다”고 말했다. 연휴 기간에는 주문량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인데, 해당 기간은 설 연휴를 포함하고 있었음에도 주문량이 대폭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11번가에서 장을 보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엿새간 11번가의 신선식품 품목 거래량은 전달 동기 대비 46%, 생필품 판매량은 104% 늘었다. 마스크 판매량은 373배, 손세정제는 68배 급증했다.
사태 장기화 대비해 인력 충원
유통업계는 당분간 e커머스에서 장을 보려는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쿠팡, 위메프 등 e커머스 업체들이 급격히 성장했다.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는 대신 온라인으로 먹거리와 생필품을 샀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다. e커머스 업체들의 물량 및 배송망 확보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온라인 주문량이 폭주하는 데 반해, 물량 처리 인력과 시설은 계속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급증하는 온라인 주문량에 대응해 현장 인력을 추가 확보하고 있다”며 “주말에도 평일 수준 못잖게 주문이 몰리는 만큼, 배송 업무 처리자를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확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주문량 증가에 이달 말까지는 물량 처리가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태가 얼마나 오래갈지 예측할 수 없지만 즉각 대응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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