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54년 만에 최저였던 작년 물가…올해는 반등하나

입력 2020-02-02 17:41   수정 2020-02-03 00:1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일로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시기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한국 경제엔 더욱 치명적이다. 발병 진원지인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높아서다. 작년 전체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25.1%였다.

관광·소비 위축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31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우한 폐렴 여파로 한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재정을 집중 투입해 2.0% 성장률도 겨우 맞춘 상황인데 ‘돌발 악재’를 만난 것이다. 정부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처럼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거나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부터 사흘 연속 경제 관련 장관들과 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한다.

이번주 발표되는 경제지표 중에선 4일 공개하는 1월 소비자물가가 주목된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0.4% 상승하는 데 그쳤다. 1965년 물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았다. 경기 부진이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소비자물가는 작년 9월(-0.4%)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10월 보합, 11월 0.2%, 12월 0.7% 등으로 상승폭을 조금씩 키워 왔다.


한국은행은 같은 날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한다. 지난달 17일 열린 회의에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당시 금리 인하를 주장한 위원(소수의견)은 두 명이다. 우한 폐렴이 본격 확산하기 이전이란 한계가 있지만 금통위원들이 지금의 경기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의사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은이 6일 발표하는 작년 12월 국제수지(잠정치)도 주목할 만하다. ‘2019년 경상수지 흑자 폭’을 알 수 있어서다. 국제수지는 일정 기간 한 국가와 타국 사이에서 이뤄진 경제적 거래를 집계한 수치다. 이 중 상품 및 서비스 수출입 등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상수지가 핵심 지표다.

한은이 당초 전망한 작년 경상수지 흑자는 570억달러다. 작년 1~11월 경상수지 누계는 556억4000만달러 흑자였다. 전달인 11월의 흑자 폭이 59억7000만달러였다는 점에서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연간 전망치를 달성해도 2012년(487억9000만달러) 후 최소치가 된다.

이번주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원금손실과 관련,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의 반응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마침 우리금융지주는 7일 정기 이사회를 연다.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를 받았다. 이들은 행정소송을 통해 불복 절차를 밟거나 금감원 결정을 받아들여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당국 결정을 받아들이면 두 사람은 연임 도전 등 차기 행보를 이어가기 어렵다. 문책 경고를 받은 금융회사 임원은 3년간 재취업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6일 기자간담회를 연다. 우한 폐렴과 관련해 한·중 외교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올 전망이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한·일 관계 정상화 등 다른 현안도 산적해 있다.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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