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훈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사진)는 2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같이 다짐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한창이던 지난해 8월 선보인 주식형 펀드로, 소·부·장 관련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당시 펀드 취지에 공감한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하면서 화제를 모았고 이후 두 달여 만에 설정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누적 수익률도 20%(1월 31일 기준)를 넘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채권형도 나오는 ‘필승코리아’ 펀드
배 대표는 이 같은 주식형 펀드에서의 여세를 몰아 채권형 펀드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배 대표는 “‘대통령 펀드’라는 후광 효과 덕분에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하고 싶지만 고위험인 주식형 펀드다 보니 망설이는 분도 적지 않았다”며 “특히 지역 농축협과 우체국 등에서는 아예 펀드를 팔 수 없어 채권형 펀드를 내달라는 판매사의 요청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필승코리아 채권 혼합형 펀드는 소·부·장 산업 육성이라는 취지를 살리면서도 채권 편입 비중이 높아 원금 손실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 대표는 “주식과 채권 편입 비중이 각각 30%와 70%인 채권 혼합형 펀드로 운용할 것”이라며 “주식은 모두 소·부·장 종목만을 넣고 채권도 가급적 관련 회사채를 편입하되 친환경·사회적 책임·기업지배구조(ESG) 관련 우량 회사채와 국·공채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위험등급이 낮아져 전국 400~500곳에 달하는 지역 농축협과 우체국 등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된다”며 “주식형 펀드와 함께 명실상부한 ‘국민 펀드’로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
“3년 내 5대 운용사 진입”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수탁액은 연초 대비 9조원(20.4% 증가)가량 늘면서 역대 최대인 44조원을 돌파했다. 증가율로는 국내 10대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주요 자산군별 수탁 증가액은 △주식 1조1000억원 △채권 3조7000억원 △머니마켓펀드(MMF) 2조1000억원 △대체투자 1조6000억원 △해외 6000억원 등으로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배 대표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올해 수탁액 50조원, 3년 내 5대 운용사 진입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한 해에만 9조원을 유치했으니 올해 수탁액 50조원은 무난하게 돌파할 것”이라며 “지난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해외 부문을 적극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달 14일 베트남 최대 증권사인 사이공증권 계열 사이공증권(SSI)자산운용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연내 베트남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주주사이자 협력 파트너인 프랑스 아문디 측과 공동으로 해외 우수 펀드를 선별해 국내 투자자에게 소개할 방침이다.
배 대표는 “이를 위해 우수 인재를 신규 채용하는 등 해외 부문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해외 운용사를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호기/한경제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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