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보존은 지난 주말(31일) 루미마이크로에 20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추가로 투입했다. 작년 12월 볼티아 200억원, 비보존 150억원 등 루미마이크로에 총 35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지 불과 두달만이다. 볼티아는 이 대표가 최대주주(90%)인 장외업체다. 볼티아와 비보존이 루미마이크로에 총 투입한 자금은 550억원에 이른다.
이 대표는 이번 추가 투자 직진이었던 지난달 30일 루미마이크로 인수 후 처음으로 자사의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게재하며, 루미마이크로 인수 이유와 향후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밝혔다. 그는 루미마이크로 인수의 이유를 “비보존의 제약 사업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라며 “비보존 상장 방식에 대해 고려하고 있고, 더 이상 상장을 늦출 수 없다”라고 했다.
그는 루미마이크로를 통한 비보존의 우회상장도 직접 거론하면서 “현재 내부 및 외부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활발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공지문 대부분을 루미마이크로를 통한 우회상장 가능성에 할애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우회상장에 대한 검토가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라며 "최대주주로 오른 뒤 6개월이 지나야 주식교환이나 합병 등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외 '대어'들이 우회상장 방식으로 코스닥시장에 진입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비보존은 셀트리온 방식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셀트리온도 2006년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하자, 2008년 PCB 제조공정 약품업체인 오알켐과 합병을 추진하여 코스닥에 우회상장했다. 비보존도 2019년 6월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 후 직상장보단 우회상장 방식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비보존 측의 루미마이크로 투자금을 감안하면 애초 우회상장을 위해 루미마이크로를 인수했다고 보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비보존은 지난 2008년 설립된 통증 및 중추신경계 질환 전문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다중-타깃 신약 개발 원천기술을 통해 비마약성 진통제 후보 물질 '오피란제린(VVZ-149)'을 발굴해 임상 3b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때 장외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기도 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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