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입국금지 '혐오' '무책임' 몰아세우더니 정부 발표에 침묵하는 민주당

입력 2020-02-03 10:35   수정 2020-02-0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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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확산으로 국민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우한시를 포함한 후베이(湖北)성에서 온 모든 외국인(중국인 포함)의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다.

당초 중국발(發) 입국금지 주장이 무책임하고 인종 혐오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결정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중국인 입국금지 주장에 대해 "재난을 정치의 쟁점화 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어 유감스럽다"면서 "중국인 포비아까지 확산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월 31일 KBS1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중국인 입국 금지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중국 정부가 한국인(입국)을 금지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는 건 무리"라며 "(감염병이) 중국에서 일어났다고 중국인을 혐오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태세전환이 우디르급'이라며 민주당을 비판하고 있다. '우디르급 태세전환'은 게임 캐릭터 '우디르'의 태세변환 스킬에서 비롯된 말로, 말이나 행동을 갑작스럽게 너무 빨리 바꾸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이 적극적인 입국제한 조치 취하라고 하면 '혐오' '차별'로 몰다가 이제 입국 전면금지한다고 한다"면서 "후안무치를 넘어서 기본 통치 철학이 '몰이'로 잡혀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부처 신종 코로나 대응 회의를 열고 오는 4일 0시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그동안 한중 간 관계 악화를 우려해 중국 방문 입국자 제한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다른 나라들이 잇달아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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