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로키로마켓의 쇼핑 방법은 간단하다. 수천 벌이 걸려 있는 매장에서 원하는 옷을 집어들고 계산대에서 무게를 달아 계산하면 끝이다.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한 시간 단위로 대기표를 나눠줬는데 시간당 70명만 한정적으로 입장시켰다. 오전부터 줄을 선 사람들이 오후 2~3시 표를 받는 등 일찌감치 6시 마지막 타임 대기표가 소진됐다.
키로키로마켓에서 5만원어치를 산 대학생 김연희 씨는 “트렌치코트를 7500원에, 니트 세 벌을 1만5000원에 샀다”며 “열 벌 이상 샀는데 5만원밖에 안 썼다”고 했다. 옷은 대부분 창고에 쌓아뒀기 때문에 가격이 쌌다. 게다가 최근 빈티지패션이 유행하면서 중고 의류를 자신만의 감각으로 새롭게 코디해서 입는 젊은 층이 늘어난 것도 인기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옷의 무게를 달아 판매하는 방식은 2011년 이탈리아의 릴라그룹이 현지에서 시작한 ‘킬로파숑’이 원조다. 아주 저렴한 옷부터 명품까지 다양한 이월상품을 ‘굿’ ‘베터’ ‘베스트’로 분류해 무게당 가격을 매겨 팔았다. 제품 정가보다 최소 40%에서 최대 90%까지 할인된 가격에 팔았는데도 월평균 150만유로(약 23억원) 판매액을 올렸다. 국내에선 롯데마트가 2012년 이를 벤치마킹해 ‘킬로패션’ 행사를 열기도 했다. 당시 2주일 만에 티셔츠 50만 장을 팔아 화제가 됐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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