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이 당을 떠난다. 이른바 '공동 창업주'가 당을 이탈한 가운데 당권파라 불리는 손학규계 의원까지 탈당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은 이날 바른미래당을 탈당한다. 이 의원은 한동안 무소속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1998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에 입당하며 정치를 시작했던 이 의원은 2006년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2007년 손 대표가 대통합민주신당(더불어민주당 전신)에 입당할 때 같이 당을 옮겼다. 지난 18대 총선부터 내리 3선을 한 이 의원은 2016년 10월 손 대표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2018년 바른미래당 전당대회 당시에는 손 대표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의 공중분해는 공동 창업주인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과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연이어 탈당하면서 시작됐다. 안 전 의원의 신당 창당 작업이 본격화되자 바른미래당 내에서도 탈당 행보가 이어졌다. 바른미래당 소속의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도 이미 안 전 의원의 행보에 발을 맞추고 있다.
손 대표는 심지어 3일 '나 홀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손 대표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장진영 당 대표 비서실장과 임재훈 사무총장마저 출근하지 않았다. 호남계 중진 등을 비롯한 당권파가 최근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한 데 이어, 핵심 당직자와 최측근마저 이탈한 상황이다. 손 대표는 "당 핵심 실무자들이 당권투쟁의 일환으로 출근을 거부한 건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정무직 당직자의 근무 태만을 묵과할 순 없다"고 말했지만, 최고위원회의 내내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고립무원의 손 대표는 여전히 퇴진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바른미래당 의원 상당수는 탈당을 검토 중이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인사들이 대거 '안철수 신당'으로 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 내 대다수 의원들이 손 대표에게 등을 돌리면서 비례대표 제명 문제 역시 비교적 쉽게 해결될 전망이다. 비례대표는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지만, 당에 의해 쫓겨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바른미래당 당규(16조)는 "국회의원인 당원에 대한 제명은 제1항의 절차 이외에 의원총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은 지역구 7명, 비례대표 13명 등 20명이다. 수치상으론 14명 이상의 동의만 얻으면 '셀프 제명'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안철수계에 이어 호남·당권파마저 대부분 손 대표와 등을 돌리면서 14명 동의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탈당을 도모하는 이들은 현재 당 소속만 바른미래당으로 돼 있고 실제로는 외부 활동 중인 박선숙·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 등 4인방의 동참도 유도하고 있다.
한편 안철수 신당 창당추진기획단은 이날 1차 회의를 가지며 안 전 의원은 '일하는 국회 개혁방안'을 발표한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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