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가짜뉴스는 네 탓"…서로가 주범이라는 여야

입력 2020-02-04 10:43   수정 2020-02-0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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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서로를 향해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공격하며 언쟁을 벌였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중국에 마스크 300만개에 가져다 준 것에 분개한다고 했는데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며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가짜뉴스, 혐오를 일으키는 주장에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날 황 대표는 "우리 마스크는 우리 국민들부터 써야 한다"며 "중국에 마스크 300만개를 보내는 게 합당한 일인지 의문이 든다"고 발언했다.

이 원내대표는 "중국 마스크 지원은 한·중 민간기업과 유학생들이 추진한 일"이라며 "실제 물량도 200만개 목표 가운데 1차 분인 12만개"라고 설명했다. 이어 "확인되지 않은 뉴스를 무분별하게 유포하면 안 된다"며 "이런 가짜뉴스를 이용해서 마스크 등 방역 물품에 대한 매점매석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황 대표를 겨냥했다.

반면 한국당은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시간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집권여당의 가짜뉴스가 심각하다"며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당 회의에서 2차 감염자가 보건소에 근무한다고 말했는데 가짜뉴스였다"고 했다. 그는 "김상희 민주당 코로나대책특위 위원장이 언급한 검역 체온 기준도 틀렸다"며 "확진자가 나왔는데 민주당 소속인 황인홍 무주군수는 그날 필리핀으로 출장갔다"고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치권이 대책 마련은 커녕 근거 없는 뉴스를 제시해 서로를 공격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권이 당 회의에서 상대방을 공격할 소재를 찾는 과정에서 '가짜뉴스'를 국민에게 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짜뉴스가 유포된 후도 문제다. 이 대표가 '2차 감염자는 보건소 근무자'라고 발언해 논란이 인 이후 홍익표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표가 별도의 조사결과 보고를 받은 것처럼 기자들에게 설명해 혼란을 키웠다. 명확한 근거를 확인하고 바로잡는 게 아니라 우선 '변명'으로 덮으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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