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바꾼 신소재가 액정과 반도체라면 21세기를 바꿀 신소재는 고온초전도선재입니다. 서남은 고온초전도선재 전문기업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입니다.”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둔 서남의 문승현 대표이사(사진)는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업체의 상장예비심사 기간을 줄여주는 ‘소부장 패스트트랙’을 통해 상장하는 제2호 기업이다. 기술특례로 기업공개(IPO)에 나선 서남은 오는 20일부터 코스닥에서 주권거래를 시작한다.
서남은 2004년 LG전자기술원 출신 문승현 대표가 설립한 초전도체 전문 기업이다. 초전도체란 특정 온도 이하일 때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신소재다. 전선에 저항이 있으면 이 저항 때문에 전류가 흐를 때 열이 발생하는 데 저항이 없는 초전도체에선 전류가 흘러도 열이 발생하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가정이나 산업체 등으로 보내면 전송 도중 전선의 저항 때문에 손실되는 전기가 나온다. 문 대표는 “지난해 1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송전하는 도중 저항 때문에 1조 8000억원어치의 전기가 버려졌다”며 “송전선을 초전도선을 이용하면 이런 낭비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이 좁아 송전손실이 매우 적은 나라에 속한다”며 “국토가 넓은 세계 시장에선 초전도선을 찾는 수요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분석업체에 따르면 2016년엔 34억달러 규모였던 세계 초전도체 응용분야 세계 시장 규모가 내년엔 53억달러 규모로 55.9%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문 대표는 서남이 국내 유일 고온초전도선재(전선의 재료) 제조기업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톱 티어’라며 여러 차례 강조했다. 경쟁사에 비해 생산속도가 최대 6배 가까이 빠르며 가격 또한 4분의 1로 가격경쟁력이 높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국내 42건, 해외33건 등 지적재산권 등록을 마친 고성능 생산설비 덕분”이라고도 했다.
서남은 충북 흥덕구와 경기 신갈 변전소를 잇는 송전구간 중 1.1㎞를 초전도 케이블로 바꾸는 공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세계 최초 초전도케이블 상용화 사업으로 지난해 공사를 마치고 실제 작동을 시작했다. 서남은 역곡-온수, 문산-선유를 잇는 송전사업에도 초전도선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미국 에너지 회사의 한국 법인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코리아로 11.9%를 보유했다. 문 대표의 지분은 6.0%다. 공모 후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11.1%가 된다.
주당 희망공모가격은 2700~3100원이다. 오는 4~5일 이틀간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을 거쳐 7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청약은 오는 10~11일에 진행한다.
희망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공모예정금액은 94억5000만~108억5000만원이며, 예상시가총액은 550억~631억원이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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