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A 건축사무소가 왕십리뉴타운 제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낸 용역비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A사는 2013년 9월 왕십리재개발조합과 계약기간을 2016년 9월까지로 하는 재개발사업 공사 감리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A사는 공사비 추가발생 등을 이유로 조합측에 11억여원의 감리비 증액을 요구했다. 조합은 조합원 정기총회를 열어 감리비 증액요청건을 결의안으로 상정한 뒤 승인 의결했다. 그러나 변경된 계약을 체결한 뒤 조합은 돌연 이사회와 대의원회를 개최해 계약 변경을 철회했다. 이에 A사는 소송을 냈다.
2심은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감리비를 증액하는 계약은 도시정비법상 '정비사업비의 사용'에 해당해 이를 승인하는 총회의 결의 또는 대의원회의 승인 결의가 필요하다"며 "총회의 위임을 받은 대의원회에서 변경계약 체결 안건이 부결됐으므로 계약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건축사무소 측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총회에서 추진하려는 계약의 목적과 내용, 조합원들의 부담 정도를 개략적으로 밝히고 총회의결을 거쳤다면 사전 의결을 거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해당 총회에서 배부된 안내책자에 감리비 증액 내역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고, 계약서 초안이 첨부되어 있는 등 조합원들은 계약 내용을 알고 의결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계약이 유효하다고 봤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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