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취업포털 3개사 대표가 공통적으로 전망한 올해 취업시장 흐름이다. 김용환 사람인 대표는 “전체 채용 인원은 줄겠지만 대기업의 채용 규모는 일정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병준 잡코리아 대표는 “수시채용이 대세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 구직자들은 상·하반기 공채만 바라보기보다 언제든 지원할 수 있는 민첩성을 지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올해 경기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이달 대학 졸업을 앞둔 구직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시·인공지능(AI)·블라인드 채용 시대에 어떻게 하면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들 취업포털 대표에게 취업전략을 들어봤다.
“수시채용이 대세”
취업포털 3개사가 각각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취업시장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잡코리아는 인사담당자 두 명 중 한 명(48.4%)이 “지난해보다 올해 채용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사람인은 “민간기업의 채용 경기가 3년 연속 내리막”이라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크루트는 “채용 규모는 줄겠지만 기업의 83%는 신입사원을 뽑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대규모 공채가 사라지고 기업이 필요할 때 인력을 뽑는 수시채용이 대세라는 것을 구직자들이 빨리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표도 “100세 시대에는 서너 개의 일을 갖게 될 것인데, 회사 자체보다는 자신이 좋아하고 적성에 맞는 직무가 무엇일까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취업포털 대표들은 미시적인 취업전략도 제시했다. 김 대표는 “블라인드 채용을 하는 공기업 지원자는 지원서에 출신학교, 가족사항 등을 노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자칫 작은 실수로 필기시험과 면접을 볼 기회가 날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3~5월, 9~10월 채용이 많은 시기에 욕심을 버리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입사 희망 기업에 올인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시채용 대비법도 제시했다. 윤 대표는 “수시채용은 빠른 채용정보 취득이 관건”이라며 “취업을 원하는 기업의 홈페이지에 자신의 이력서를 등록하거나 취업포털 사이트를 자주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지원 직무나 산업과 관련한 경험, 아르바이트, 프로젝트 등을 축적해 ‘준비된 인재’임을 보여줘야 한다”며 “특히 인문계 출신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빅데이터, 코딩 등의 기초를 배워두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본질은 미스매칭”
이들은 AI 채용을 도입하는 기업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원자의 데이터가 쌓일수록 서류심사의 정확도가 높아져 AI 채용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AI 채용 도입 초기여서 신뢰성, 응용력에 한계가 있지만 데이터가 축적되면 채용의 객관성·공정성이 확보돼 도입 기업이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사람인은 AI 모의면접 앱 ‘아이엠그라운드’를 출시했다. 구직자가 면접 영상을 촬영해 업로드하면 표정, 목소리, 시선, 단어 등 8가지 요소를 분석해 개선 방향과 면접 시 활용할 팁 등을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김 대표는 “AI 채용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실제 대면 면접이라고 생각하고 밝은 표정과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면접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취업이 어렵자 일본 등 해외로 눈을 돌리는 구직자도 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운영하는 월드잡에 따르면 2013년 1607명이던 해외 취업자는 5년 만에 5783명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김 대표는 “해외 취업은 언어뿐 아니라 문화,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 등 따가운 시선까지 이겨낼 정신력과 실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대표도 “최근 호주에 취업한 용접공이 화제인데, 전문 기능사 자격증과 외국어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기술 전문가라면 해외 취업 문을 두드릴 만하다”고 했다.
저출산으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미래 사회에 일자리 상황은 나아질까? 김 대표는 “취업문제는 일자리 부족보다 미스매칭이 본질”이라며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 못잖게 기업과 구직자 사이의 정보 흐름이 원활해야 매칭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10곳 중 7곳(71%)은 ‘당초 계획한 채용인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했다. 윤 대표도 “취업포털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잘 이용해도 취업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취업포털 3개사 대표들의 인터뷰 전문은 ‘모바일 한경’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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