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한진그룹의 조원태 회장이 일반주주 표심 잡기에 나선다. 이번주 열리는 대한항공과 한진칼 이사회에서 주주친화적인 경영쇄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6일과 7일 각각 열리는 대한항공과 한진칼 이사회에서 조 회장측은 경영쇄신안을 발표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 측의 지주사 한진칼 지분율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한·KCGI(강성부 펀드)·반도건설 '3자 동맹' 연합군 보유지분과 차이가 1%대로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주주와 국민연금 등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한진그룹 재무구조 개선, 주주총회 전자투표 도입 등의 방안이 6일과 7일 이사회에서 나오는 쇄신안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각사는 이사회에서 주주총회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진칼 주총은 3월 27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 회장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조 회장측의 한진칼 지분율은 33.45%를 기록했다. 이는 '3자 동맹'의 지분(32.06%·의결권 기준 31.98%)을 근소한 차이로 앞선 수준이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가 걸린 다음달 주총에서 양측의 표 대결이 예고된 만큼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국민연금과 일반주주 등 '캐스팅보터'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은 4.11%가량(2019년 4월 기준)으로 알려졌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분 4%를 가진 국민연금과 일반 주주의 의사결정이 중요해졌다"며 "주주가치 제고는 양측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안건이기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제고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확보 지분이 비슷해진 조 회장 측이 선점을 뺏긴 명분을 가져오기 위해 고심할 전망인 만큼 3월 주주총회전까지 양측이 분주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다른 축인 3자 연합은 오는 10일까지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이사 후보를 추천받으며 표심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한편, 지분 3.8%를 보유한 대한항공 우리사주조합과 자가보험, 사우회 등은 조 회장의 편에 설 것으로 업계 안팎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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