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어머니와 동생의 지지에 힘입어 반격 채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과의 보유지분 차이는 크지 않다. 양측이 주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파격 제안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각각 6일과 7일에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이번 이사회는 다음달 열릴 정기주주총회의 안건을 확정하기 위한 것이다. 조 회장 측은 이사회 이후 주주가치 제고를 포함한 경영 쇄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관계자는 "다음달 주총을 앞두고 있는 만큼 쇄신안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한진칼의 정기주총은 다음달 24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의 한진칼 대표이사 임기가 3월23일까지기 때문이다.
전날 조 회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조 회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며 "조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안타까움은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은 연대의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조 전 부사장 측의 한진칼 보유지분은 31.98%로 집계된다. 수세에 몰렸던 조 회장은 어머니와 동생의 지분 및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지분 10%)과 카카오(1%) 등을 합하면 33.45%를 쥐고 있다. 양측의 격차가 1.47%포인트에 불과하다.
조 회장 측은 조 회장 대신 전문경영인을 대표이사로 내세우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 측이 먼저 꺼낸 전문경영인 카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한진칼의 이사 선임은 보통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의 절반과 총주식수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양측은 파격적인 주주가치 제고안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총수일가가 뭉침으로써 조원태 회장 측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하고 적극적인 안을 제시하는 반전이 예상된다"며 "주주가치 제고는 양측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안건이기에 과하다 싶을 정도의 제고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어 "양측 보유지분에 차이가 거의 없어 어느 쪽이 승자가 될지 알 수 없으나, 결국 남는 것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변화일 것"이라고 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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