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로 판정받은 38세 남성(구리시 거주)이 설 연휴때 이틀간 대구의 가족 집을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광역시는 5일 "17번째 확진자가 지난달 24일 싱가포르에서 귀국해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대구로 내려와 다음날인 25일 저녁 SRT를 타고 대구를 떠났다"라며 "대구서 만난 본가와 처가 가족 12명은 아무 증세가 없다"라고 밝혔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 남성은 싱가포르 귀국 당일인 지난달 24일 서울역의 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낮 12시40분발 KTX를 타고 오후 2시24분쯤 동대구역에 도착했다.
그는 택시를 타고 대구 수성구 본가로 갔으며 이튿날인 지난달 25일 오후 1시쯤 북구의 처가로 갔다 이날 오후 9시26분쯤 동대구역에서 SRT를 타고 서울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17번째 확진자는 미리 본가에 와 있던 처와 처와 자녀 2명, 부모 등 5명과 하룻밤을 보낸 후 아내가 경기 구리시에서 몰고 온 자가용을 운전해 처가로 이동하던 중 주유소 한 곳에 들렀다. 처가에서 장인 장모 처남가족 5명 등 7명과 만났으며 이곳에 머물다 오후 9시11분쯤 택시를 타고 동대구역에 도착했다. 그는 역 3번 출구로 들어가 편의점에서 생수 1병을 구입한 후 오후 9시26분 SRT를 타고 서울로 출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남성은 대구에 있는 동안 감기몸살 기운이 있어 계속 마스크를 계속 착용했으며 본가와 처가, 역, 주유소 1곳만 들렀으며 택시는 두 번 탑승했다.
대구시는 확진자가 대구를 다녀간 지 열흘이 넘은 상황이어서 8일까지 이상 증상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감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같은 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19번째 확진자(36세 남성, 한국인)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19번째 환자는 17번째 확진자와 지난달 1월 8일~23일 싱가포르에서 동일한 컨퍼런스에 참석했고 같은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