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만나는 골퍼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입니다. 1~2월부터 골프장 부킹 경쟁이 벌어질 만큼 겨울이 워낙 따뜻하다 보니 그렇다고 하네요. 기상청이 발표한 걸 보면 올해 1월 평균 기온이 3.8도, 그러니까 평년보다 4도나 높았으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입니다. 2~3월 기온도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는 예보가 있다고 합니다. 이번 겨울 시작한 ‘동계 홈트’를 ‘연중 홈트’라고 생각하고 한 가지라도 매일매일 훈련해 길어진 ‘골프 시즌’을 더 행복하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석3조 고무줄 끌어내리기
오늘 소개할 고무밴드(줄) 드릴은 많이 알려져 있듯, 무척 단순하고 쉬운 훈련입니다. 효과는 큽니다. 우선 스윙 스피드가 높아집니다. 전신운동이지만 코어 근육이 특히 좋아져 회전운동 속도가 높아지기 때문이죠. 두 줄로 겹쳐 할 경우(아주 짧게 잡고 하거나) 상체뿐만 아니라 하체 강화에도 도움이 되고요. 두 번째는 스윙 궤도를 인-아웃 또는 인-아웃-인으로 정상적으로 교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답니다. 눈에 잘 보이는 고무줄인 만큼 스윙 궤도로 생각하고 즉석에서 정상 궤도에 맞는 동작을 찾아낼 수 있어서죠. 세 번째는 폼도 좋아진다는 겁니다. 셋업 때의 척추 각과 무릎 각을 반드시 유지하면서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손목이 일찍 풀리는 캐스팅 동작은 물론 어얼리 익스텐션, 일명 ‘배치기’가 많이 사라지기도 하고요. 실제 ‘마스터스 챔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시즌, 비시즌을 가리지 않고 어려서부터 이런 방식의 다운스윙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머슬맨’들처럼 천장에 도르래를 걸어놓고 무게추가 달린 쇠사슬을 거의 수직으로 끌어내리는 연습을 수없이 했다고도 하네요. 그가 작은 키(177㎝)로도 300야드를 쉽게 날리는 스윙 스피드를 얻어낸 비결 중 하나죠. 가르시아는 임팩트 직전까지 손목 코킹을 가장 끝까지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손목을 풀어낼 정확한 때를 기다렸다가 힘을 폭발시키는 ‘타이밍’을 일찌감치 깨달아 버린 거죠.
평범한 아마추어는 어떤가요. 똑같은 손목 힘, 상체 회전 속도를 가지고도 너무 빨리 손목을 풀어 버려(하체가 도울 겨를도 없이) 정작 임팩트 때는 스피드가 줄어드는 경우가 허다하죠.
하체 리드로 다운스윙 시작해야
연습 요령은 간단합니다. 고무밴드나 고무줄을 묶어놓을 튼튼한 문틀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요즘엔 못을 박지 않고 쉽게 설치하는 턱걸이바도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등 뒤에 있는 고무밴드를 잡고 백스윙(4분의 3 스윙도 좋음)에서부터 시작합니다(이때 고무밴드가 팽팽하게 당겨져 있어야 합니다). 그다음 클럽과 똑같이 다운스윙을 하되, 손뭉치가 배꼽 앞까지 왔을 때 멈춰주면 됩니다. 밴드가(손이) 공 방향으로 사선이 되게 궤도를 유지해야 하고요. 이 동작을 10회 반복하면 1세트가 됩니다.
주의할 게 몇 가지 있습니다. 처음엔 정확한 동작 중심으로 천천히 하다가 뒤로 갈수록 빠르게 끌어 내려야 헤드스피드가 잘 늘어납니다. 특히 끌어내릴 때는 반드시 하체 리드로 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팔과 복근에 힘이 바짝 들어가야 정상이고요. 중간중간 고무밴드와 손뭉치가 몸 앞쪽으로 밀려나가지(낚시 던지듯) 않는지 눈으로 확인하면 더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효과가 떨어집니다.
하루 5~10분 쉬엄쉬엄 부담 없이 하기에 이만한 것도 없습니다. 결과는 보장합니다. 한두 달이면 20야드는 거뜬히 늘릴 수 있는 연습입니다.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김영 < 골프인스트럭터·방송해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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