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환경(E)·사회책임(S)·지배구조(G). 최근 기업 관련 기사를 보면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용어입니다. 부채비율, 차입금 의존도, 영업이익률 등의 재무 관련 용어보다는 확실히 낯섭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에서는 ESG가 기업을 평가하는 새로운 잣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ESG 등의 비재무적 성과가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입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 서스틴베스트,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등은 자체적으로 모형을 갖추고 국내 기업들의 ESG 등급을 매기거나 수준을 평가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미국 블랙록 등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들은 앞다퉈 ESG 관리에 소홀한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거나 공격적인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경고를 날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최근 기금운용 원칙을 개정하면서 ESG를 핵심 투자 철학으로 내세웠거든요. 국민연금이 올해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때부터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예고한 상황이라 기업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최근 지난해 중간 및 분기 배당을 실시한 유가증권 상장사 41곳의 ESG 수준을 분석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중간 및 분기 배당을 실시한 기업의 ESG 성과가 실시하지 않은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좋았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으로 중간 및 분기 배당을 실시한 41개 기업과 실시하지 않은 기업의 통합 ESG 성과 평균과 지배구조(G) 부문 성과 평균을 비교한 결과, 중간 및 분기 배당을 실시한 기업의 성과 평균이 각각 9.3%, 5.9% 높게 나타났습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도 ESG 성과별 기업의 영업실적과 주가 하락 위험을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해외에서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이 저조한 기업에 비해 순이익과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가 나오자 국내에서도 동일한지 직접 파악한 것이죠.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상장사의 ESG 등급 정보를 활용했습니다. 분석 대상으로 삼은 기업 수만 4128곳이었습니다. 분석 결과 ESG 평가 결과가 우수한 기업군에서 순이익이 급락한 비중이 ESG 평가 결과가 저조한 기업군에 비해 낮은 경향을 나타냈습니다.
박성식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ESG 중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가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ESG와 기업의 중장기 실적 간 연관성을 더 관찰할 필요는 있지만 ESG가 기업 투자 때 고려할 핵심 지표로 부상할 것이라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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