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韓증시 주당순이익 33% 증가…美·日 앞서"

입력 2020-02-09 16:02   수정 2020-02-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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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 최하위권이던 한국 증시 상승률이 최근 몰라보게 달라졌다. MSCI지수 기준 한국 증시 상승률은 최근 3개월(지난 6일 기준) 동안 6.8%로, 미국(8.7%)에 이어 주요국 중 2위를 차지했다. 최근 1개월 동안은 5.2%로, 미국(2.9%)과 호주(4.7%) 등을 넘어섰다.

원인은 실적이다. 지난해에는 미·중 무역 분쟁과 반도체 업황 둔화 등이 겹치며 상장사의 이익 감소세가 가팔랐지만 올해는 큰 폭의 실적 개선세가 예상된다. 한국 증시 자체가 ‘실적 턴어라운드 증시’라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증시(MSCI지수 기준)의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대비 35.8% 줄었지만 올해는 32.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인도(25.0%), 브라질(20.5%), 대만(15.4%), 중국(12.4%), 프랑스(12.2%), 일본(10.0%), 독일(9.7%), 미국(8.9%) 등의 EPS 증가율을 크게 앞선다.

한국은 수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세계 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는데, 세계 경기가 올해 반등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산출해 발표하는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6~10월 5개월 동안 99.2로 바닥을 다진 뒤 11월 99.3으로 반등했다. 한국과 중국의 OECD 경기선행지수도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상장사 실적이 부진했던 것에 따른 기저 효과와 함께 경기 반등 기대가 실적 전망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전망이 빗나갈 가능성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잡히지 않고 있어 어디까지 피해가 늘어날지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공장 폐쇄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일부 충격을 주고 있다”며 “아직 실물 경제에 대한 피해는 크지 않지만 추이를 잘 살펴보면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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