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거부' 홍준표 "이제 그만 놓아달라…들러리 아냐"

입력 2020-02-09 10:34   수정 2020-02-09 14:01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국당의 '험지 출마' 요구에 반대하며 연일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지난 8일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강북 험지 출마" 권유에 "너무 늦었다"고 답한 홍 전 의원은 9일에도 '고향 출마'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당의 처사에 불만을 표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승부의 순간 단 한번도 머뭇거리거나 비겁하게 회피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25년간 이 당에 입당한 이래 저격수, 험지출마를 계속하며 당을 지켰고 절망적이였던 탄핵 대선에도 당의 요구에 따라 경남지사를 중도 사퇴하고 출마해서 당을 지켰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번에는 내 정치 일정을 마무리 하는 마지막 출마다. 지난 25년간 흔들림 없이 당을 지켜온 사람은 효수(梟首) 하겠다고 모욕하고, 정치 입문 1년 밖에 되지 않고 당에 아무런 공헌한 바도 없는 사람은 꽃가마 태워 모시면서 나는 들러리나 서라고 요구 한다"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그게 정치적 정의라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만 나의 상식으로는 받아 들이기 어렵다"면서 "이제 그만 놓아 주시라. 지난 25년간 할만큼 했다. 나는 손바닥위 공깃돌도 아니고 들러리도 아니다. 나는 홍준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보수통합 논의에 대해 "요즘 당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조강지처(糟糠之妻) 버리고 새 엄마 데리고 와서 집을 지킨 전처 자식들은 홀대하고 집에 불지르고 도망 나갔던 자식들 도로 불러 들이는데만 몰두 하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종손이 우선이고 어려울 때 집을 지킨 자식들이 우선이고, 통합을 하더라도 그 정도의 의리는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지난 8일 홍 전 대표는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한 직후 당 지도부의 한 당직자가 어느 기자와 같이 있는 자리에서 홍준표가 이제 말을 듣지 않으면 목을 날린다고 하고, 같이 있던 친박 한 사람은 효수(梟首) 한다고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효수(梟首)란 역적의 목을 치는 형벌을 말한다"면서 "이런 시정잡배 같은 사람들을 측근으로 데리고 있으니 황대표의 권위가 서겠느냐"고 반문했다.

홍 전 대표는 또 "참 어이없는 당이 되어 간다. 힘모아 문정권에 대항해도 부족할 판에 이런 사람들 데리고 공천 한다고 설쳐대니 참으로 가관이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공관위는 오는 10일 회의를 열고 홍 전 대표를 비롯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략 공천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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