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은 급감했는데 배당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은 큰 폭으로 뛰었다. 137개사의 작년 배당성향은 36.2%로 2018년의 21.7%에서 14.5%포인트 올랐다.
40개사는 순이익 감소에도 배당을 전년만큼 유지하거나 오히려 확대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순이익은 8619억원으로 전년보다 72.5% 줄었지만 배당은 7301억원으로 1.8% 늘렸다. 네이버 또한 순이익(3968억원)이 36.8% 감소한 반면 배당은 547억원으로 19.1% 늘었다. 금호석유 삼성전기 GS건설 KT 현대백화점 등도 순이익 감소에도 배당 증가를 택했다. 부광약품은 2018년 순이익 1457억원에서 작년 73억원 적자로 돌아섰음에도 배당을 122억원으로 24.7% 늘렸다.
기업들이 어려워진 지갑 사정에도 배당을 줄이지 않는 것은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채택과 행동주의펀드 증가 등에 따른 주주권 행사 확대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작년 말 채택한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에서 배당성향이 낮고 합리적인 배당정책이 없거나 해당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 기업 등을 중점관리사안으로 선정해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올해도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특정일에 몰리는 ‘슈퍼 주총 데이’ 문제가 반복될 전망이다.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가 지난 7일까지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오는 3월 24일 정기 주총을 열겠다고 밝힌 기업은 총 238개사(유가증권시장 24곳·코스닥시장 214곳)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전체 12월 결산 법인 2010곳의 11.84%에 달한다. 이어 3월 25일(87곳), 23일(79곳) 순이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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