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끝난 中 기업들, 조업 재개 나섰지만…정상 가동까진 까마득

입력 2020-02-10 17:11   수정 2020-05-10 00:07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가 900명을 넘어섰다. 하루 사망자 수 증가 폭은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조속한 영업 재개를 독려하면서 상당수 기업이 이날 조업에 나섰지만 공장 가동을 연기한 기업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0일 0시 기준 31개 성(省)·시·자치구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4만171명, 사망자는 908명이라고 발표했다.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3062명, 사망자는 97명 늘었다. 신규 사망자 수는 지난 7일과 8일 각각 80명을 넘어선 데 이어 9일엔 처음으로 90명을 돌파했다. 확진자 중 6484명이 위중한 것으로 파악돼 조만간 사망자는 1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전날 2000명대로 줄었던 신규 확진자는 다시 3000명대로 증가했다. 3일 처음으로 3000명을 돌파한 하루 확진자 수는 4일 3887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3000명 선을 유지하다가 8일엔 2656명으로 줄었다. 이에 확산세가 꺾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9일 3062명으로 다시 늘어나 정확한 추세를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의심 환자는 2만3589명,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은 39만9487명이며 이 가운데 18만7518명이 의료 관찰을 받고 있다.

중국 포털 텐센트 등에 따르면 중국 외 지역 확진자는 총 37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일본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격리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선 이날 65명이 추가돼 확진자가 135명으로 늘어났다. 이 선박에는 3600여 명이 탑승해 있다.

우한 폐렴 확산 사태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중국 기업들은 이날부터 조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조업 재개 요건이 강화된 데다 인력과 물자 부족 사태까지 겹쳐 영업 재개를 포기한 곳도 많았다. 각 지방정부는 인구 이동을 제한하고 기업들에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과 체온 검사 강화, 시설 소독 등을 강제하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광둥성 광저우와 선전 등 중국 4대 대도시는 여전히 봉쇄식 관리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최대 음식 배달서비스 기업 메이퇀은 휴가 기간을 최소 16일까지로 연장했다.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는 재택근무 기간을 14일까지로 늘렸다.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도 당분간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한국 기업들도 중국 공장 가동을 또다시 연기했다. 재가동 시기가 연기된 곳은 대부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가전 공장이다. 우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데다 인력 의존도가 높은 조립 공정이 대부분이어서 근로자들의 건강이 주요 변수가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톈진에 있는 TV공장 가동을 19일로 늦췄다. 같은 곳에 있는 LG전자 에어컨공장도 17일 전후로 가동 시기를 조정했다. 항저우와 친황다오에 있는 LG전자의 LCD(액정표시장치) 소재 공장과 컴프레서 공장의 재가동 시기도 수일 뒤로 미뤄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 지방정부마다 방침이 달라 정확한 조업 재개 날짜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 공장은 17일부터, 포스코 우한 공장은 14일부터 각각 재가동된다. 나머지 중국에 있는 국내 기업들의 공장은 이날부터 정상적으로 가동됐다. 하지만 상당수 인력이 복귀하지 않은 데다 물류망 붕괴 등으로 생산과 유통이 완전히 정상화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닛산자동차가 일본 규슈에 있는 공장의 일부 생산설비 가동을 14일부터 중단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우한 폐렴 사태로 중국산 부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 발생 이후 일본에서 자동차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첫 번째 사례다. 닛산은 이번 조업 중단으로 약 3000대의 차량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춘제(설)와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CPI는 지난해 1월 대비 5.4% 올랐다. 시장 예상치인 4.9%보다 0.5%포인트 높은 것으로, 2011년 10월 5.5%를 기록한 이래 최고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루팅 노무라증권 중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역 봉쇄로 과일, 채소, 육류 등 식품이 대도시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가격이 치솟았다”며 “물품 사재기가 많았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공급난이 이어지고 있는 돼지고기 가격이 116% 급등하는 등 식품 가격이 20.6%나 올랐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정인설/강현우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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