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고문으로 활동 중인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작년에 이어 한국을 다시 찾았다.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의 출자 시즌을 맞아 새로운 펀드 조성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행보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볼턴 고문은 과학기술인공제회와 군인공제회, 농협중앙회를 차례로 방문했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 그룹(Rhone Group)의 고문으로 활동 중인 그는 이 회사의 공동창립자인 로버트 아고스티넬리 등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볼턴 일행은 국내 연기금 및 공제회에 이들이 새롭게 준비 중인 30억 유로(약 4조원) 규모의 펀드에 대한 투자유치와 국내 출자자와의 관계 형성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국내외 연기금들이 한 해의 출자 계획을 발표하고 운용사 선정에 들어자는 연초에 맞춰 주요 출자자들이 있는 지역을 돌며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1996년 설립된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그룹은 85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중형 펀드다. 북미, 유럽 지역의 중소중견기업을 인수합병한 뒤 가치를 높여서 파는 식의 전략을 구사한다. 2000년 1호 펀드 출시 후 20여년 간 5개 펀드를 결성했으며, 종결된 펀드들의 수익률(IRR, 비용 차감 전)은 약 40% 수준이다.
이날 국내 벤처캐피탈(VC)인 에이티넘파트너스를 시작으로 과기공과 군공, 농협중앙회를 방문한 론그룹은 11일엔 행정공제회와 KB손해보험, 한국투자공사(KIC)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 가운데 과기공과 군공, KIC등, 농협중앙회 등은 지난 10월 방한 당시에도 만났던 곳들이다.
볼턴 고문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상원 탄핵심리에 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원 투표에서 탄핵이 무산됨에 따라 증언 기회가 불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우크라이나 군사 원조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수사 연계를 원했다는 '폭탄 증언'을 담은 것으로 알려진 회고록을 출간할 계획이라 밝혀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회의가 이를 두고 출판 불가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날 과학기술인공제회 본사 입구에서 만난 볼턴 고문은 기자에게 "그저 몸 담고 있는 회사의 비즈니즈와 관련된 방문일 뿐"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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