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회갑을 맞은 고교 동기 동창들이 아프리카 오지에 자신들의 모교 이름을 딴 학교를 자발적으로 세워 화제다.
10일 대구 대건고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28회 졸업생들은 3년여 간의 준비로 지난달 남수단 난민촌에 대건팔로리냐중고등학교를 세웠다. 대부분 1960년(경자년)생인 동기들이 만 60세 회갑에 맞춰 거둔 의미 있는 결실이다.
이들이 남수단에 ‘대건학교 설립 계획’을 세운 것은 지난 2017년1월6일. 남수단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동기 정붕진 선교사의 활동 소식을 듣고 현지에 학교를 세우자는 60세 회갑 기념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곧 바로 ‘대건28봉사단’(단장 이춘희 변호사, 대구지방변호사회장)이 구성됐고, 미화 10만달러의 모금 목표도 세워졌다. 회갑년을 기념해 참가자도 최소 61명을 채운다는 목표까지 세워졌다.
남수단의 정정불안으로 정 선교사가 활동지역을 우간다로 옮김에 따라 우여곡절 끝에 우간다 국경 팔로리냐 지역의 남수단 난민촌으로 학교 부지가 정해졌다. 약 6에이커(7000평) 부지에 행정실 과학실 강의실 등 4개 동의 학교건물이 세워진 것은 지난해 9월. 모금활동도 순조롭게 진행돼 공사대금 지급은 물론 학생들에게 장학금까지 지급됐다.
지난달 1월21일 학교 준공식 행사에는 단장인 이 변호사와 동기들, 대건고 교사들이 참석했다. 현지 주민들과 지역 인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82명의 난민촌 학생들에게 장학금(1년치 수업료)와 학용품도 지급됐다. 대건고에서도 학생들이 기증한 축구공과 학용품을 전했다. 올해 이 학교에는 600여명의 학생이 다닐 예정이다.
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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