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거절한 중진을 컷오프(공천 배제)할지 여부 등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나는 두 분에게 (요구안을) 던졌으니, 그분들이 어떤 식으로든 답을 해오지 않겠느냐”며 “내일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를 만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청했으나 두 사람은 거부했다. 홍 전 대표는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김 전 지사는 경남 산청·함안·거창·합천에서 각각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는 이날 “수차례 당을 위한 희생을 해왔다”며 재차 험지 출마 거부 의사를 밝혔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는 지난 25년간 흔들림 없이 이 당을 지켰고, 당을 위해 수없는 희생적 결단을 했다”며 “고향 출마 한 번쯤은 해도 될 자격이 있다. 그만 놓아 달라”고 밝혔다. 김 전 지사도 페이스북에 “공관위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고향 분들과의 마지막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고 썼다.
공관위는 이날 다른 광역단체장 출신 인사들의 출마 지역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한 공관위원은 “당 대표급 인사뿐 아니라 광역단체장 출신 인물도 전반적인 선거 전략 속에서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기현 전 울산시장, 유정복 전 인천시장 등 광역단체장을 지낸 일부 인사는 공천 신청 지역이 아닌 곳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공관위는 이날 한국당이 영입한 태영호 전 주영(駐英) 북한 공사와 ‘의사 출신 검사’로 알려진 송한섭 변호사를 서울 지역구에 출마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공관위원장은 “그동안 탈북민은 주로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는데, 태 전 공사처럼 지역구에서 당당히 유권자 심판을 받겠다고 자처한 사람은 처음”이라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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