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배구조 리스크를 한 번에 파악하는 법

입력 2020-02-10 17:56   수정 2020-02-10 18:01

[02월 10일(17:56)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올 들어 기업 관련 기사를 읽다 보면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란 단어를 적잖게 보게 될 겁니다.

쉽게 말해 스튜어드십코드는 국민연금이나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의미합니다. 주주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기업 주주 총회에서 뿐만 아니라 주주서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일컫습니다.

스튜어드십코드를 얘기하자면 통상 뒤따르는 단어가 기업의 지배구조 리스크(위험)입니다. 최근 지배구조 리스크 관련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곳은 단연 한진그룹이고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기업의 지배구조 관련 리스크를 살펴보고 싶은데, 과연 어떤 항목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막막할 때가 있을 겁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설명이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 듯 합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최근 계약을 맺고 있는 국내 자산운용사 등에 지배구조 리스크를 볼 때 중점적으로 살펴야 하는 요인들을 정리해서 배포했답니다.

일단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지배구조 리스크를 경영진 또는 지배주주가 기업 가치 제고에 부합하지 않거나 외부 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런 지배구조 리스크를 발생시키는 요인과 사례를 소유 구조 및 내부 거래, 자본 배분의 세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일단 소유 구조는 다시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주주 구성, 지배주주의 지배권, 현금흐름권, 소유와 지배 간 괴리 등입니다. 지배주주의 소유권과 지배권 간 괴리는 없는지, 순환출자, 자기주식 보유 등 주주 구성 관련 특이사항이 있는 지를 봐야 한다는 겁니다.

둘째는 계열회사 간 지분 출자 현황과 지배주주의 주식 보유 현황입니다. 경영권 승계 등 이해상충이 우려되는 특이사항을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셋째는 지배구조 개편 이벤트입니다. 최근 1년 내 기업집단 소유구조 개편이 발생했거나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지를 봐야 합니다. 또 소유구조가 개편됐을 때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지를 계산해야 합니다.

그 다음은 내부 거래 항목입니다. 계열회사 등 특수관계자를 상대로 상품이나 용역 거래가 발생하는 지를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소유구조상 이해상충의 우려가 있는 내부 거래인지, 내부거래 규모가 회사 매출과 이익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지를 봐야 한다고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강조합니다.

특히 최근 1년 내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자를 상대로 지분 거래, 용역 계약, 자산 양수도 등 비경상적 내부 거래가 있는 지를 확인할 필요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본 배분입니다. 어찌 보면 확인하는 것이 가장 쉽고, 객관적인 부분입니다. 적자 상태이거나 핵심 사업 대비 이익률이 저조한 종속 회사가 있는 지를 보는 겁니다. 이와 함께 최근 타법인 지분을 인수했거나 인수합병(M&A) 계획을 공시했는 지를 확인하면 됩니다.

대규모 차입이나 유상증자 실시 계획, 주식연계채권을 발행했거나 발행할 계획이 있는 지도 알아봐야 합니다. 총자산 대비 비영업자산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인지를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송은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원은 "각자의 투자 전략에 부합하는 핵심 항목을 선별하거나 새로운 항목을 추가해 고유의 모니터링 체계를 정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제시한 체크 리스트를 활용하면 각 기업의 지배구조 리스크를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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