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짜파구리' 할 줄 아시죠? 다송이가 제일 좋아하는 건데."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농심의 라면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반반 섞어 끓인 모디슈머(자신의 뜻대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 제품인 짜파구리는 몇 년전 아빠와 캠핑을 간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예능 프로그램으로 이목을 끈 뒤 '기생충'으로 다시 한번 스타덤에 올랐다.
농심은 영화 '기생충'과 함께 짜파구리가 입소문을 타면 해외시장, 특히 미국에서 입지를 넓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은 11일 자사 유튜브 채널에 짜파구리 조리법을 11개 언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세계 각지에서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짜파구리가 화제가 되는 만큼 제품을 잘 소개하기 위해서다.
실제 유튜브에서 'jjapaguri'로 검색하면 다양한 국가의 유튜버들이 짜파구리를 제조하고 맛보는 영상을 올린 상태다. 인기영상의 경우 1주일 만에 거둔 조회수가 64만회에 달한다.
또한 농심은 '기생충'을 상영하는 세계 각국의 영화관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 제품을 나눠주며 짜파구리 홍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7일부터 상영을 시작한 영국에서는 '기생충' 영화 포스터 패러디와 조리법을 넣은 홍보물을 제작해 나눠주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한때 드라마의 인기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치맥’ 바람이 불었던 것처럼 문화 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식문화를 알리는 것은 식품한류의 좋은 사례"라며 "세계 각국의 거래선과 소비자들로부터 짜파구리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판매액은 각각 21.8%, 3.7% 증가한 950억원과 560억원을 거뒀다. 라면 소비가 정체된 국내 시장에서 지난해 5월30일 기생충이 국내 개봉한 점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미국 시장에서 농심의 입지를 한층 굳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1971년 농심이 처음으로 제품을 수출한 국가이자 농심의 주력 해외시장 중 한 곳이다.
농심은 1997년 미국법인을 설립하며 현지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매년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일본기업을 따라잡고 있다. 2018년 미국 라면 시장에서 농심은 일본의 동양수산과 일청식품에 이어 3위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에 공장을 세워 현지 생산을 시작한 농심은 같은주 코로나에 두 번째 공장을 세우고 있다. 단일 공장에 투자하는 금액으로는 농심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인 2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한편,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9일(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에 올랐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 영화가 감독상과 국제장편영화상을 함께 수상한 건 처음이다.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등을 휩쓸었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파란을 일으켰다. 특히 짜파구리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짜파구리를 먹으면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관람한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이목을 끌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짜파구리는 2009년 농심이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누리꾼이 소개한 이색 레시피 제품이다. 다음은 농심이 소개하는 짜파구리 조리법.
1. 끓는 물에 짜파게티면, 너구리면과 후레이크를 넣고 4분 30초간 끓인다.
2. 면수를 150mL(약 2국자) 남기고 나머지 물을 버린다.
3. 짜파게티 분말스프 1개, 너구리 분말스프 1/2개, 올리브 조미유를 넣고 비빈다.
4. 골고루 섞어주며 약한 불에서 30초간 볶는다.
5. 완성된 짜파구리를 즐겁게 먹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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