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일본 불매에도 '연 1만대' 팔린 렉서스·도요타…왜?

입력 2020-02-11 14:08   수정 2020-02-11 16:59


렉서스와 도요타가 지난해 1만대 클럽을 수성하면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와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지난해 6월 시작된 불매운동으로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여전히 휘청이고 있지만 렉서스와 도요타만은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양 브랜드 모두 지난해 판매량 1만대를 넘기며 1만대 클럽 수성에 성공했다.

렉서스 대표 모델 ES300h는 지난해 7293대가 팔리며 메르세데스-벤츠의 E300(1만3607대), E300 4MATIC(1만259대)에 이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3위에 올랐다.

도요타는 올해 초 선보인 스포츠카 GR 수프라는 초도물량이 완판되는 흥행에도 성공했다.

불매운동이 벌어지자 일본 브랜드들은 대대적인 할인 공세에 나섰지만, 도요타와 렉서스의 행보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할인에 인색하던 도요타는 12월 들어서야 중형 세단 캠리가솔린·하이브리드에 200만원, 준대형 세단 아발론 하이브리드에 300만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에나는 400만원 할인을 적용했다. 준중형 SUV 라브4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중심이지만, 가솔린 모델에만 500만원 할인 혜택을 붙였다. 렉서스도 일부 모델에 4% 할인을 적용하며 생색만 내는 수준에 그쳤다.

이는 판매가를 최대 1700만원 혜택을 제공했던 다른 일본 브랜드 행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닛산은 준대형 SUV 패스파인더를 자사 파이낸셜로 구입하면 1700만원치 주유권을 줬고 혼다도 대형 SUV 파일럿을 1500만원 할인가에 판매했다. 모델별로 30%를 오가는 할인률이 펼쳐졌다.

그럼에도 렉서스와 도요타의 판매량은 비교적 준수하게 유지됐다. 지난해 상반기 6319대를 팔았던 도요타는 하반기 4292대를 팔며 상반기 대비 67.92% 판매량을 유지했다. 상반기 8372대를 기록했던 렉서스도 하반기 3869대를 판매했다. 마진을 포기하는 수준의 할인이 없었음에도 꾸준한 수요가 발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탄탄한 품질 신뢰도와 꾸준한 사회공헌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강화가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2019년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렉서스와 도요타는 서비스 만족도, 내구품질, 초기품질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01년부터 매년 약 10만명의 자동차 소비자를 대상으로 자동차 기획조사를 진행한다. 지난해 조사 역시 전국 자동차 보유자 및 2년 이내 차량구입 의향자 총 10만1145명을 대상으로 설문이 이뤄졌다.

조사에서 도요타는 ‘판매 서비스 만족도(SSI)’ 및 ‘초기품질(TGW-i)’ 2개 항목에서 1위, 렉서스는 ‘서비스 만족도(CSI)’ 및 ‘내구품질(TGW-d)’ 2개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도요타는 ‘내구품질(TGW-d)’ 2위, ‘서비스 만족도(CSI)’ 3위를 기록했고 렉서스는 ‘판매 서비스 만족도(SSI)’와 ‘초기품질(TGW-i)’ 항목에서 2위에 올랐다. 판매 서비스 만족도(SSI), 초기품질(TGW-i), 내구품질(TGW-d) 등에서 양 사가 번갈아 1, 2위를 차지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자동차 업계 노조 이슈와 와이파이 논란 등이 겹치며 경쟁력 있는 가격과 높은 품질 신뢰도를 갖춘 브랜드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렉서스와 도요타는 자선 콘서트, 장학사업, 신진작가 발굴 등 국내 사회공헌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도요타는 '도요타 자선 병원 콘서트'를 통해 2003년부터 연말연시 전국 주요 도시 병원을 순회하며 클래식 음악 콘서트를 연다. 지난달 17일 부산 해운대백병원과 대구 가톨릭대학교병원에서도 콘서트를 열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고등학생을 선발해 3년 동안 장학금을 지원하는 '도요타 꿈더하기 장학금' 사업도 현재진행형이다. 도요타는 2005년부터 총 475명에게 8억9000여만원을 지원했다.

렉서스 코리아도 지난달 10일 국내 공예분야의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 어워드'를 통해 4명의 작가를 선정하고 작품활동 지원비를 전달했다. 멘토링을 거쳐 완성되는 작가들의 작품은 내달 '서울 리빙 디자인 페어'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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