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취업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2030세대 30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1%가 '플렉스(flex) 소비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플렉스'는 사전적으로 '(준비 운동으로) 몸을 풀다'라는 뜻이지만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과시한다', '지른다'의 의미로 통용된다. 특히 고가 제품을 구매했을 때 이 표현을 많이 쓴다.
1990년대 미국 흑인 래퍼들은 성공을 과시하기 위해 명품 시계, 금목걸이 등을 착용하며 자신들의 소비행태를 '플렉스'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래퍼 염따와 기리보이 등이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라는 말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설문 응답자들의 플렉스 소비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 '자기만족이 중요해서(52.6%·복수응답)'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즐기는 것도 다 때가 있다고 생각해서(43.2%)', '스트레스 해소에 좋을 것 같아서(34.8%)', '인생은 즐기는 것이라 생각해서(32.2%)', '삶에 자극이 되어서(22.2%)'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플렉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응답자의 반 이상(54.5%·복수응답)은 앞으로 플렉스를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중 40.8%가 고가의 명품을 통해 플렉스 소비를 하고싶다고 답했다. 이어 세계여행(36.7%), 음식(27%), 자동차(24.6%), 집·땅 등 부동산(23.2%), 전자기기(21.6%)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실제로 플렉스를 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도 26.7%에 달했다. 플렉스를 한 항목으로는 고가의 명품(53.1%·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이어 세계여행(28.6%), 음식(26.1%), 전자기기(26.1%), 자동차(21.6%) 등의 순이었다.
플렉스를 경험한 응답자가 1년 동안 플렉스로 지출한 비용은 500만원 미만(66%)이 가장 많았다. 이어 500만~1,000만원(17.6%), 1,000만~1,500만원(6.3%), 1,500만~2000만원(4%), 2,000만~2,500만원(2.6%) 등으로 이를 평균 내면 840만원이었다.
플렉스를 하는 횟수에 대해서는 '연 1회'라고 답한 비율이 25.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분기 1회'(18.8%), '월 1회'(17.4%), '반기 1회'(12.2%), '수시로'(9.2%) 등의 순이었다. 플렉스를 하기 위한 비용의 충당 방법은 주로 월급(70%·복수응답)이었고 저축·예금(30.8%), 카드 할부(13.4%) 등이 있었다.
플렉스 소비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응답자 중에서는 '과소비를 조장한다고 생각해서(67.7%·복수응답)'라는 이유가 첫 번째로 꼽혔다. 이어 '허황된 꿈을 갖게 해서(36.3%)',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해서(26.7%)', '규모의 경제를 할 수 없게 만들어서(10.6%)' 등의 의견이 나왔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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