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작 3점 국내 최초로 선보여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점은 오는 3월 29일까지 ‘변월룡, 우리가 기억해야 할 천재 화가전’을 연다. 작고 30주기를 맞는 변월룡(1916-1990)의 천부적인 예술혼과 삶을 살펴보는 회고전으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 3점을 포함한 총 94 점의 주요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러시아 국적 고려인 화가 변월룡은 일제강점기였던 1916년 9월 29일 연해주 쉬코토프스키구(區)에 있는 유랑촌에서 출생했다.그는 시골에서 어렵게 자랐지만, 러시아 최고·최대의 미술대학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레핀 회화·조각·건축 예술대학’에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하고는 같은 학교의 교수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6·25전쟁 이후 활동한 변월룡은 1950년대 소련 문하성의 지시에 따라 북한 교육성 고문관으로파견되어 평양미술대학의 학장 및 고문으로 활동했다. 이 기간동안 북한의 예술인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다. 한국전쟁 휴전 당시 판문점에서의 북한 포로 송환 모습 등의 역사기록화를 비롯해, 평양 대동문, 개성 선죽교 등 다수의 풍경화도 그렸다. 북한으로부터 영구 귀화를 요구 받았지만 이를 거부해 숙청 당하면서 고국의 땅을 밟지 못하게 됐다.
남한에서는 그 존재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는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탄생 100주년을 맞는 작가를 재조명하는 <백년의 신화:한국근대미술거장>전에 첫 회고전 전시가 열렸다. 이후 제주도립미술관 ‘고국의 품에 안긴 거장, 변월룡’, 서울 학고재 갤러리 ‘우리가 되찾은 천재 화가, 변월룡’, 인천아트플랫폼 ‘태양을 넘어서’ 등의 전시가 진행됐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열리는 6번째 고국 전시회로 변월룡 화백의 일대기에 초점을 맞춰 작품을 선보인다. 학창시절 발자취부터 1년3개월 동안의 고국 방문, 사할린에서 포르투갈까지 유라시아를 거닐렀던 시기, 가장 많은 작품을 그렸던 삶의 황혼기까지 그의 74년 인생을 돌아본다.
유화, 데생, 석판화 등 다양한 장르로 남긴 초상화와 데생, 동판화, 석판화 등으로 작업한 작품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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